[인터뷰] '뉴스매거진 오늘' 태인영 "시사는 어렵다는 생각 깰 것"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라고 하면 으레 딱딱한 목소리의 남자 MC를 상상하기 쉽다.

그런데 매일 아침 청량한 목소리로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사회의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전해주는 라디오 진행자가 있다. 지난 9월 18일부터 CBS 표준 FM '뉴스매거진 오늘'(FM 98.1Mhz, 오전 9시 5분 ~ 11시 방송)을 진행하는 동시통역사 태인영 씨(33)다.

태 씨는 전임 진행자였던 시사평론가 정범구 박사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색깔이 틀린 진행자다. 여자라는 점도, 30대 초반의 많지 않은 나이라는 점도 그렇다.

더구나 국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그의 경력을 보면 머리가 갸우뚱해 질 듯도 싶다. 서울대 미대 93학번인 태 씨는 지난 99년 아리랑TV 공채MC 1기로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해 KBS 뉴스 CNN 동시통역과 EBS FM의 영어뉴스, EBS '월드리포트' 등 국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동시통역 통해 얻은 언어감각, 임기응변 능력 뛰어나 MC 합격점

이 때문에 태 씨가 CBS의 간판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방송 2개월여가 넘어간 지금, 태 씨의 기용은 제작진들에게 성공작으로 꼽힌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궁금함을 표시하고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그의 시사프로그램 진행 방식은 청취자들의 활기찬 아침을 만드는데 적역이었다. 예를 들면 마라토너 이봉주에게 '긴 거리를 뛰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을 던져 청취자가 흔히 궁금해 하면서도 마라토너들의 입에서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답을 끌어 낸 것 등이 그렇다.

태 씨 역시 "CNN 동시통역을 할 때나 뉴스를 볼 때 나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가끔 나왔던 기억이 있었다"며 "시사는 어렵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프로그램 진행을 결심했고 이에 따라 모든 사람이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매일 아침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구나 5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며 동시통역을 통해 얻은 탁월한 언어 감각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출연자들이 방송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을 쓰면 재빨리 말을 바꾸는 임기응변 능력도 뛰어나고, 단답형으로만 답을 하는 출연자들의 말에 살을 붙일 줄 아는 진행 능력도 여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게 태 씨에 대한 제작진의 평가다.

그 역시 "두 시간을 유쾌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사회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내 생각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돼 재미있다"며 지금까지의 프로그램 진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연착륙한 태 씨는 앞으로 시사 문제를 더 깊게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단국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기도 하다.

태인영 "삶의 진실이 담긴 방송인 될 것"

태 씨는 "시사를 편하게 얘기하려면 내가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며 "남녀노소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시사를 만들기 위해 나 역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이 사회의 일원인 내 생각을 그대로 밝히면 좋게든 나쁘게든 시청자 및 청취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며 "삶의 진실이 담긴 방송을 하는 방송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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