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3만여명 개인정보 유출 '일파만파'

서울대 재학생 3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서울대 학생정보망을 통해 통째로 노출됐다고 서울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성적, 전화번호, 주소, 키, 몸무게, 종교는 물론 부모의 직업과 재산 규모까지 그대로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학교측은 이 사실을 알고도 은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서울대생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학내 종합정보사이트인 '서울대 정보화포털'(it4u.snu.ac.kr).

특정 학생의 학번만 입력하면 개인정보가 줄줄이 컴퓨터 모니터에 뜬다.

공개되는 내용에는 주소·휴대전화 번호 등 기본정보에서부터 지금까지 수강했던 모든 과목의 성적, 등록금 납부 내역, 주거 형태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모든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

심지어 학비를 누구에게 의존하는지, 부모의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등 극히 개인적이고 세밀한 정보까지 들어있다.

문제는 정보사이트의 비밀번호가 암호화 처리되지 않아 정보 유출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간단한 조작으로 불특정 다수 서울대 학생의 포털 접속 비밀번호, 수강신청 비밀번호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서울대 출신 유명 탤런트 김태희씨의 학교성적, 집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까지 모두 유출돼 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모든 전산망을 관리하고 있는 정보화본부 산하 중앙전산원은 한 학생의 신고로 이 문제를 이미 3개월 전인 8월에 파악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3차례에 걸쳐 문제를 제기한 학생을 회유해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앙전산원 관계자는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 것 같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면서 "그동안 다른 업무 때문에 시간이 없어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앙전산원은 정보 노출이 처음 파악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상부에 보고 하지 않는등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대 내부 규정에 따르면 전산망 사고가 나면 즉시 팀장을 거쳐 정보화본부장, 총장에게까지 보고하도록 돼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