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붐… 작품·연기에 매진할 것"

“한류 스타 칭호, 사양하겠다.”

배우 이병헌이 ‘한류 스타’라는 호칭을 고사했다. 이병헌은 15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더 이상 ‘한류 스타’로 불려지는 것을 사양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용준 장동건 권상우와 함께 ‘한류 사대 천왕’에 꼽히는 등 대표적인 스타인 그를 떠올리면 다소 의외의 발언이다.

이병헌은 “한류란 현상의 하나다. 한시적이고 위태로운 느낌이 들어서 싫다. 이제는 ‘한류 스타’라는 칭호를 사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한류 스타라고 하면 어느날 갑자기 스타가 되고 벼락부자가 된 것처럼 보여진다. 돈벌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배우는 작품과 연기의 질로 승부해야 하는 게 기본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병헌의 발언은 한류를 문화의 교류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잇따른 한류 스타들의 악재가 터져 나오고 혐한류 혹은 반한류 정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지나친 한류의 상업화에 따른 결과를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병헌은 “한류의 바람이 불면서 갑자기 많은 이들이 내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기상천외한 아이템도 많았다. 아마 하자는 사업을 다 했더라면 ‘소(小) 재벌’이 됐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바보라고 손가락할지 모르지만 배우로서 명예와 원리 원칙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최근 일본 NHK 설문조사에서 조니 뎁, 톰 행크스와 함께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10대 배우 순위에 한국배우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럼에도 이병헌은 살얼음 위를 걷듯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섭외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데도 오는 30일 국내 개봉되는 ‘그 해 여름’ 관련 일정을 빼고 가능하면 거절하고 있다.

이병헌은 “한류라는 현상이 좀 잦아들었을 때, 배우 개개인의 진가가 드러날 것 같다. 그 때까지 여유롭고 느긋하게 작품에만 매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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