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2일 종영하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으로 도약한 탤런트

탤런트 전노민에게 드라마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은 잊지 못할 작품이다. "연기자 생활을 지속하는 동안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사랑과 야망'을 통해 전노민은 평범한 조연에서 빛나는 주연으로 도약했다. 극 중 누구에게나 살가운 정신과 의사 장홍조를 통해 '늦깍이 로맨티스트'의 등장도 알렸다.

9일 열린 '사랑과 야망' 종방연에서 만난 전노민은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 그러면서 마지막 촬영 당시를 꺼냈다.

"숲 길을 아내 선희(이유리 분)와 걸어가는 장면인데 '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제 양말을 벗어 선희에게 신겨주고 편안하게 흙길을 함께 걸어요. 드라마 속에서 선희와 홍조의 마지막 모습인데 갑자기 콧날이 시큰해지더라구요."

전노민은 10개월간의 촬영을 돌이키며 "이 드라마로 제 이름 석자를 어필할 수 있던데는 이유리씨의 몫이 컸어요"라고 했다.

"이유리 씨에게 많이 배웠어요. 감정이 잡히지 않을 때는 대본 연습에서도 손을 꼭 잡고 연습했죠. 스태프들이 '그만 좀 하라'고 할 정도로 함께 연습하고, 촬영장에는 늘 붙어 있었어요. 제가 조금만 게을러지는게 보이면 어김 없이 이유리 씨가 '같이 연습해 보자'며 다가왔죠."

물론 김수현 작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수현 선생님께서 시작할 때 '이 드라마를 계기로 많은 제작자들이 전노민을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셨죠. 지난주에 직접 찾아뵈었는데 '초심을 잃지 말고 차근차근 해 나가도 다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전노민에게 '아무리 잘해도 변했다고 욕 먹는다'는 말도 해줬단다.

전노민은 "그렇잖아도 얼마 전, 잘 모르는 제작자 한 분이 저를 두고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해요"라며 "아무리 잘해도 변했다고 욕을 먹겠죠"라고 했다. 소위 '뜬' 연예인을 두고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라고 웃어 넘긴 눈치다.

차기작 MBC 일일극 '나쁜 여자, 좋은 여자'

'사랑과 야망'을 통해 도약한 전노민의 차기작은 MBC 일일극 '나쁜 여자, 좋은 여자'다. 최진실, 이재룡, 성현아와 함께 주연으로 나선 이 드라마에서 전노민은 또 한 번 '좋은 남자'가 된다.

그의 부인으로 등장하는 성현아가 최진실의 남편 이재룡과 불륜을 저지르지만 '곧 제자리로 돌아오겠지'라고 믿고 아내의 외도를 눈감아 준다.

내심 "완전히 풀어지는 역할"에 욕심을 갖고 있는 전노민은 "'나쁜 여자, 좋은 여자'를 끝내고 진한 악역에 도전할 것"라고 했다.

"너무 착한 느낌 하나로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아 걱정도 돼요. 출연 제의를 받는 역할들도 대부분 비슷해요. 얼마 전에는 미니시리즈 주연을 제안받았는데 '홍조 2'여서 거절했죠. 연기 오래하려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으니까요."

'나쁜 여자, 좋은 여자' 외에 현재 출연 이야기가 오가는 드라마의 배역은 '완벽한 악역'이란다. 아직 확정은 하지 않았지만 욕심내고 있다.

아내의 드라마 촬영장 찾아 '간식 배달'

아내인 탤런트 김보연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가 '얼마나 좋길래', '황진이', '눈꽃'까지 드라마 3편에 출연 중이라 얼굴 볼 시간도 없어요. 제가 촬영이 없는 날은 직접 아내의 드라마 촬영장으로 간식을 들고 찾아가요. 선배 배우들은 '또 왔어'라며 웃으세요. 민망해도 그렇게 하면 아내가 기운이 나니까 해야죠."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와 CF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전노민은 "처음 마음대로, 초심을 잃지 않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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