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장방영 강행 방침… 외주사 후속작 일정 혼선

‘주몽’이 밉다?

MBC 대하 사극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ㆍ연출 이주환)이 애증(愛憎)에 휩싸여 있다.

‘주몽’은 40%대 중반의 높은 시청률로 MBC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MBC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열렬한 지지 속에 연장 방영을 계획할 정도로 애정의 강도는 거세기만 하다.

MBC와 시청자의 이처럼 뜨거운 사랑과 달리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이 ‘주몽’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연장 방영을 둘러싸고 향후 제작 계획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몽’의 연장 방영으로 인해 빚어지는 제작 계획의 혼선은 MBC 방영을 준비하던 외주제작사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외주제작사들은 당초 ‘주몽’이 예정대로 오는 12월 중순 종영한다는 전제 하에 후속작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최근 ‘주몽’의 연장 방영과 맞물리며 방영 계획이 밀리는 도미노 현상을 맞고 있다. 당초 ‘주몽’ 후속으로 12월 방송 예정이던 ‘하얀거탑’을 시작으로 ‘에어시티’, ‘궁 시즌2’, ‘식객’, ‘해어화’, ‘케세라 세라’ 등 2007년 초반 방송 예정이던 작품의 방영 스케줄이 흔들리고 있다. MBC가 월ㆍ화요일에 방송 예정이던 ‘하얀거탑’의 방송 요일을 조절하면서 다른 시간대에 방송 예정이던 작품들까지 연이어 방송 시간대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이들 작품의 후속작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대적인 흔들림이 예고되고 있다.

‘하얀거탑’의 외주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 측은 “‘주몽’ 연장으로 제작 계획에 적잖은 혼란이 생기고 있다. 아직 ‘주몽’의 연장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준비도 필요한 상황이어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궁 시즌2’의 외주제작사인 그룹에이트 측도 “방영 시기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기자들의 스케줄 문제도 걸리게 돼 당초 계획대로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스케줄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타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준비하는 외주제작사 또한 ‘주몽’이 미울 수밖에 없다. 2007년 1월 ‘주몽’ 종영 후 부담 없이 새해를 시작하려 했지만 연장 방영으로 맞대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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