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드라마 '봇물'… 멜로 일색 탈피 활력소 기대

안방극장에 의사들이 일제히 몰려든다.

의사가 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로 대거 부각되며 침체에 빠진 안방극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존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 2TV 미니시리즈 ‘구름계단’의 신동욱과 SBS 미니시리즈 ‘독신천하’의 이현우를 필두로 11월 방영되는 SBS 미니시리즈 ‘연인’의 김정은, 2007년 1월 방영 예정인 MBC 미니시리즈 ‘하얀거탑’의 김명민 등이 모두 하얀 가운을 입었다.

또한 2007년 초반에는 ‘다모’와 ‘패션 70’s’을 히트시킨 이재규 PD가 ‘풀하우스’의 민효정 작가와 손잡고 메디컬 드라마를 선보이고, ‘굳세어라 금순아’의 이정선 작가도 SBS의 신예 연출자 김형식 PD와 함께 정통 메디컬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올 가을을 기점으로 내년 초반까지 의사들이 완전히 안방극장을 장악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의사는 안방극장에서 친숙한 캐릭터다. 멋진 배경을 지닌 엘리트 남성으로 등장해 멜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로 심심찮게 그려졌다. 그러나 의사라는 직업적 개성을 살려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사례는 드물어 피상적인 등장에 그친 아쉬움을 남겼다.

올 가을 이후 등장할 메디컬 드라마들은 직업의 세계에서 재미를 추구하는가 하면, 아예 의사 집단을 파헤치는 내용도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연인’에서 성형외과 의사를 연기하는 김정은은 가장 보편적인 성형수술인 쌍꺼플 수술의 달인으로 설정돼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통해 잔잔한 재미를 선사하게 된다.

‘하얀거탑’의 김명민은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의술을 생각하는 냉정한 의사로 등장해 의사 세계의 치열한 경쟁과 암투를 보여준다. 의료 사고 등 병원의 어두운 단면도 조명하게 된다. 이재규 PD는 문제를 지닌 의사 집단의 이야기를 통해 의술(醫術)과 인술(仁術)의 경계선에 대한 숙제를 던지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 이색적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의사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하는 과정이 새로운 장르 드라마의 성행으로 이어져 안방극장의 활력소로 작용할 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최근 멜로 일변도로 부진에 빠진 안방극장에서 메디컬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가 구원투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김형식 PD는 “90년대 중반 미국 방송가가 멜로 드라마의 홍수 속에 부진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하게 한 장르가 의학 드라마와 범죄 수사 드라마였다. 현재 한국 드라마도 비슷한 경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르의 전문성을 최대한 확보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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