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호연… "주인공 친구 역은 이제 그만"

이 아줌마, 화끈했다. 샤론 스톤의 그 유명한 포즈도 해내고 수영장에선 맨 얼굴도 내놨다.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박미선(39)은 단연 돋보였다. 심혜진과 박진희가 영혼이 바뀌어 옥신각신하는 동안 박미선은 감초 이상의 역할로 극의 흐름을 자연스레 이끌었다.

"코미디 연기를 맘껏 해본 것 같아요. 그동안 정극도 하고 시트콤도 해봤지만 이번이 가장 명랑하고 밝고 코믹했어요. 예전에 코미디하던 기분으로 했죠."

박미선이 맡은 역은 순애(심혜진)의 여고 동창 정숙. 약간 소심하지만 인정 많고 수다에도 선수급인 아줌마다.

영혼이 바뀌어 20대로 돌아간 순애가 걱정스럽지만 자신의 20대를 상상하는 데는 누구보다 과감하다. 붉은 립스틱에 흰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리를 꼬아 샤론 스톤을 패러디했다.

"원래 더 짧은 치마라 단을 끌어내려 입었어요. 아줌마 속살이 다 드러나서 어떻게 해. 그래도 안해봤던 거니까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아요. 집에서 애들 못 보게 일부러 일찍 재웠어요. 그런데 같이 벗어도 (박)진희는 섹시하고 나는 엽기래요(웃음)."

수영장 장면에서도 박미선은 맨 얼굴이었다. 약간 화장을 했다가 물 맞고 지워져버려 맨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뿐일까. 여고 시절 회상 장면에서는 갈래 머리에 교복까지 입고 역할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1993년 개그맨 이봉원과 결혼한 뒤 코미디에서 벗어나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과 시트콤 출연 등으로 진로를 바꿨던 박미선에게 '돌아와요 순애씨'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두 아이를 낳으면서 한 달씩 쉰 걸 빼면 데뷔 후 18년간 쉬지 않고 일해온 터라 엄마로서, 여자로서, 직업인으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던 시점이었던 것.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이에요. 일에 지치고 황폐하고 힘들 때라 즐거운 일 없을까 하다가 이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도 많이 위로가 됐어요. 같이 출연하는 안문숙, 심혜진, 박진희 씨 중에 사실 아줌마는 나 하난데 다들 아줌마 같아서 좋은 언니도, 친구도, 동생도 얻었죠."

사실 심혜진과는 '진짜' 고교 동창이다. 같은 반인 적은 없었지만 심혜진은 '얼굴'로, 박미선은 학교 행사 사회 보면서 이름을 떨쳤고 졸업 후 20년이 지나 함께 드라마를 찍으면서 '진짜' 친구가 됐다.

한동안 개그는 하지 않았지만 시트콤과 드라마와 영화, 연극까지 조금씩 활동 폭을 넓혔다. 앞으로는 '스토리'가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꿈이다.

"주인공 친구 역 지겨워요. 내 인생은 없고 늘 '너 어떡할래' 하면서 주인공 걱정만 했어요(웃음). 이젠 내 이야기가, 내 인생이 있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개그는 안 하느냐고요? 이 나이에 후배들 밥그릇 너무 뺏는 거 아니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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