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생방송 인기가요' 도중 그룹 씨야의 댄서 무대 위서 발작 사고 계기로

또 다시 생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음악 프로그램에서다.

지난 20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인기가요'에서 3인조 여성그룹 씨야가 노래하던 중 댄서 한 명이 무대에서 갑자기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당황한 가수와 다른 댄서들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안절부절 못했고, 30여초가 지나고서야 안전요원 2명이 무대에서 이 댄서를 들고 나왔다. 생방송 도중 벌어진 충격적인 사고를 시청자들은 30초간 무방비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또 한 번 생방송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BS, 생방송 사고 예방책 약속했지만 1년간 이행 안해

지난해 7월 MBC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벌어진 카우치의 알몸노출 사건 이후 지상파 3사는 그해 8월 11일 '책임을 통감하여 방송의 공익성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란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방송사들은 "방송의 공적 책임과 윤리를 저버렸다는 시청자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생방송 돌발 사고의 예방 장치 마련'을 약속했다.

그 후 MBC는 카우치 사건으로 중단됐던 음악 프로그램을 '쇼 음악중심'으로 제목을 바꿔 부활시키며 5분 지연 방송을 택했다. 사고를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KBS는 일요일 오전 '뮤직뱅크'를 방송하지만 금요일 오후 사전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SBS는 '생방송 인기가요'를 몇 초~분 지연없이 그대로 내보내고 있어 또 한 번 화를 불렀다. 사고 장면이 방송된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는 의견이 쇄도했다.

결국 생방송 사고 예방책 마련 약속을 1년간 미뤄오던 SBS 측은 이번 사고를 겪은 뒤에야 5분 지연 방송을 결정했다.

SBS 예능국의 김태성 CP는 "아픈 상황은 발생할 수 있지만 30초동안 시청자들에게 그 장면이 노출되는 등 제작진의 미흡함은 인정한다"면서 "26일 방송부터 5분 지연방송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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