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개그야'의 '사모님' 코너 인기

"김기사~" "운전해~" "어서~"

요즘 MBC 공개코미디프로그램 '개그야'의 '사모님' 코너가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중독성'을 발휘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우수에 젖은 눈빛과 교양 있는 말투의 사모님이 젊고 순진한 운전기사와 나누는 엉뚱한 대화가 주된 내용.

사모님은 명품관에서 곱창을 사와 머리를 묶으라고 하는가 하면, 가로막는 앞 차를 들이받으라는 억지 주문을 하기도 한다. 생뚱맞게 쳐다보는 기사에게 사모님은 여지없이 "운전해"란 말을 외친다. '사모님'의 인기와 함께 무표정한 얼굴에 끈적끈적한 말투로 김기사를 부르는 사모님 김미려가 주목받고 있다.

김미려는 컬투와 함께 프로젝트그룹 '하이봐' 멤버로 활동했던 신인 개그맨. '사모님'은 그가 방송에서 선보이는 첫 개그 무대이다. 첫 회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일으키더니 이제 녹화장에서 방청객들이 '운전해'를 함께 외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셈.

김미려는 "무표정한 얼굴로 연기해야 되는데 관객이 따라해 주시니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고 '오버'하게 돼 걱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모님'이 생각하는 '사모님'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절제된 표정과 말투로 일관하다 결국 '눈 깔아~'처럼 사모님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언행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모습에 웃으시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어요. 더 재미있는 개그를 위해 김기사와 매일 싸우다시피 토론하고 있습니다."

김미려의 뒤에는 컬투가 뒷받침하고 있다. 그의 데뷔 역시 컬투와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됐다. 컬투가 홍대 앞에서 사인을 요청한 김미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것.

"매번 홍대 앞을 지날 때마다 저를 개그우먼이 되도록 해준 그날의 영상이 필름처럼 지나가요. 저희의 기둥이 돼 주시는 선배님들에게 항상 감사드려요. 첫 녹화 날에도 제일 크게 웃어주셨어요."

이후 그는 지난 4월 그룹 '하이봐'에서 보컬을 맡아 개그에 앞서 가수로 활동하는 등 음악적 관심과 재능도 뛰어나다. 고교시절 밴드로 활동하기도 했다는 그는 "데뷔하기 전 가수와 개그우먼 사이에서 진로를 놓고 혼자 고민하기도 했다"면서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기회는 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기회는 잡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일단 '사모님'에 최선을 다하고 더 제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서 개그뿐 아니라 나중에는 노래도 하고, 뮤지컬과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한동안 고전했던 '개그야'는 지난 3일 방송부터 새롭게 단장하고 월요일로 시간대를 옮겨 '심기일전' 하고 있다. '사모님'으로 그 선봉에 선 겁없는 신인 김미려가 '개그야'를 더욱 힘차게 달리게 만들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