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천국보다 낯선'서 톱가수 역
"화려하다는 말, 들으면 좋죠. 배우로서의 화려함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래서 자연스러움에 욕심이 나는지도 모르겠어요."
전작 '패션70s'에서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빛나던 김민정이 이번엔 털털한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31일 첫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극본 조정화,연출 김종혁)에서 김민정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유희란으로 분한다.
얼굴이나 체형이 서구적인 것도 아닌데 김민정에겐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아마도 '패션70s'와 영화 '음란서생'에서 그의 스타일이 결정적 계기가 됐을 터. 어쨌든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라면 어릴 적 귀여운 이미지를 걷어내기 힘든데 김민정은 어느새 대표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민정도 '화려함'이 싫지 않다. 심지어 이번에 맡은 톱스타 역은 화려함의 대명사격.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김민정의 욕심이 비친다.
"화려하다는 얘기가 밋밋하다는 것보다는 좋죠. 화려함이 치장 말고 느낌에서 나오긴 힘들잖아요. 하지만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움에 욕심이 나기도 해요. 직업이 가수라 멋스러워야 하지만 자연스러움을 컨셉트로 잡고 평소에 제가 쓰는 말투도 쓰면서 털털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처음으로 머리 드라이 안하고 그냥 촬영한다니까요."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던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난데없이 부모님의 기대에 떠밀려 연예계에 나선 희란은 뮤직비디오를 찍다가 현기증에 바다로 빠지고 자살을 결심한 윤재(이성재)를 물 속에서 만난다.
비현실적이지만 강한 인상을 위해 설정된 물 속 장면을 찍느라 물도 많이 먹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오히려 끝내고 나서는 재미있었다는 얘기가 술술 나온다.
"촬영 전에는 물에 적응하느라 산소통 메고 물안경을 썼거든요. 7m 깊이 물 속에서 막 돌아다니고 사진도 찍고 너무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호흡기 빼고 물 속에서 눈을 처음 떠보는데 아무 것도 안보여서 죽을 것 같고 수면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려서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재미있었죠."
비록 가수이긴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자신의 직업 그대로 나오는데다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 몸담았던 것도 배역과 같다. 인형 같은 웃음에 익숙한 희란에게서 어쩌면 김민정은 자신의 모습을 볼 지도 모른다.
"인기와 관심이 천년만년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내 직업이 그렇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럴 땐 우울하게 방안에 있으면 안 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게 되죠."
가수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을 때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예정. 노래 연습에 한창이라는 김민정은 1회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예단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빠뜨리지 않는다.
"1회에 희란이가 굉장히 까칠하게 나와요. 가수로서의 모습도 많고요.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면 어쩌나 싶은데 2부부터는 털털한 모습이 나와요. 참, 드라마에서 희란이가 매니저한테 반말하고 막 때리는데 사실 그런 사람 별로 없으니 연예인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