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 눈빛 등 외모·동성애 연기 '닮은꼴'…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보면서 배역 연구"

탤런트 허정민이 한국의 제이크 질렌할을 꿈꾸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해 화제를 뿌린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잭’ 역을 맡은 할리우드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허정민은 비슷한 면이 많다. 뚜렷한 이목구비, 수수한 눈빛 등 외모 뿐 아니라 각각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동성애자 연기를 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허정민은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미스터 굿바이’(극본 서숙향ㆍ연출 황의경)에서 동성애자 ‘로니’역을 연기하고 있다. 안재욱의 동생이자 출생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역할로 첫 방송에서 그는 미국 백인 남성과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보여줬다. 특히 동성애자가 몇 몇 단만극에서 다뤄진 적은 있었지만 미니시리즈와 같은 정극 드라마를 통해 방송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방송이 나간 후 내내 화제가 됐다.

허정민에게는 이러한 파격적인 시도가 오히려 호기가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SBS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의 아역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열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비로소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게 됐다. 허정민과 닮은꼴인 제이크 질렌할도 영화 ‘도니 다코’ ‘굿 걸’ ‘하이웨이’ ‘투모로우’ 등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관객들을 찾아갔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게 됐던 시발점이 됐다.

“동성애자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막막했죠. 시놉시스에도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기에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면서 연구를 했어요. 특히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를 따라해보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었요”

허정민의 캐릭터 이력을 함축할 수 있는 말은 ‘동생’이다. 그동안 ‘회전목마’ ‘형수님은 열아홉’ ‘루루공주’ 등을 비롯해 현재 방송되고 있는 KBS 2TV 아침드라마 ‘그 여자의 선택’과 ‘미스터 굿바이’까지 줄곧 허정민은 누구의 동생이라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단막극에서 딱 한번 형 노릇(?)을 해봤다는 허정민은 이러다 ‘동생전문배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나이 보다 어려보이나봐요. 서른이 넘어서까지 계속 동생 역만 맡았으면 좋겠어요”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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