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주몽' 등 대작과 맞불 꿀리지 않아… 운보다 실력! 이번에도 뭔가 보여드릴게요~

엄태웅 화보
“전 왜 이렇게 대진운이 없는 걸까요?”

배우 엄태웅이 보조개 패인 미소를 머금은 채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투정을 부린다. 화를 내지 않는 엄태웅에게서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면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 법했다.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다. 속이 상할 텐데도 해맑게 웃고 있는 엄태웅이 신기해보일 정도였다. 우리면 우릴수록 그득함이 묻어나오는 천상 연기자 엄태웅과 유쾌, 상쾌한 대화를 나눠봤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지난해 6월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 ‘부활’에 출연할 당시 엄태웅은 MBC ‘내 이름은 김삼순’과 맞붙어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탤런트 고두심과 20년 차이나는 연상연하 커플로 화제를 모은 영화 ‘가족의 탄생’은 할리우드 대작 ‘다빈치 코드’와 5월 18일로 개봉 날짜가 겹쳤다.

하나 더 있다. 오는 7월 방송 예정인 SBS 월화 미니시리즈 ‘천국보다 낯선’은 최근 파죽지세로 인기가 상승중인 MBC ‘주몽’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얘기를 듣고 보니 엄태웅은 참으로 대진운이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쟁쟁한 작품들과의 경쟁속에서 엄태웅은 더욱 빛이 났다. 배우생활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던 ‘부활’은 ‘내 이름은 김삼순’에 비해 시청률은 낮았지만 엄태웅의 호연에 힘입어 작품성 있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200만 응원의 문구들은 엄태웅에게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고두심과 연기호흡을 맞춘 ‘가족의 탄생’도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엄태웅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엄태웅은 스스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한 때 난 왜 이렇게 운이 없는 걸까 고민해본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지런하게 뛸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됐죠. 후회는 없어요. 시청자와 관객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시니 행복하다는 마음뿐이죠”

# 에릭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

엄태웅은 지난해 KBS 2TV ‘쾌걸춘향’ ‘부활’ 두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했다. 현대판 사극이었던 ‘쾌걸춘향’에서 그는 한 여자를 향한 해바라기 같은 사랑으로 여심을 잡았고, ‘부활’에서는 극과 극을 오고 가는 상반된 캐릭터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엄태웅은 그해 2005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연기상을 거머쥐며 생애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냈고, 차기작으로 MBC TV ‘늑대’를 택했다. 전작에서 보여준 남성미 물씬 풍기는 카리스마와는 달리 귀여운 한량으로의 변신이라 엄태웅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에릭과 한지민이 드라마 촬영도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드라마가 방송중단이 되는 바람에 아쉬움이 크게 자리했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요. 에릭의 미안하다는 소리에 오히려 더 제가 에릭과 한지민에게 미안했죠. 사고 이후, 에릭과 더욱 친해진 것 같아요. 신화의 앨범 활동 때문에 바쁠 텐데도 ‘가족의 탄생’ 시사회 때 와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호형호제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 '천국보다 낯선'에서 진면목 보여주겠다

엄태웅은 6개월 만에 복귀하는 ‘천국보다 낯선’을 통해 연기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8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이성재와 연기호흡을 맞출 뿐더러 거칠고 거친 남성미부터 속정 깊은 내면의 부드러움까지 엄태웅의 변화무쌍한 연기가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엄태웅은 “일주일 내내 캐릭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다가가겠다.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