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인기리 끝난 '별녀별남' 못잊을 작품… 액션배우 못잖은 남성미 "몸이 근질근질"

진흙탕속, 혹은 사각의 링 위에서 나뒹구는 거친 남자의 향기를 꿈꾸는 연기자가 있다. 탤런트 고주원이다. 서글서글한 눈망울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겉모습과는 달리 고주원의 내면에는 남성다움이 물씬 풍긴다. 영화 ‘야수’의 권상우, ‘주먹이 운다’의 류승범을 닮고 싶다는 고주원을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날 오후에 만났다.

# 재벌2세 전문이라고?

지난 2001년 ‘원빈 닮은 남자모델’에서 선발돼 샴푸광고로 데뷔한 고주원은 SBS 드라마 ‘때려’와 KBS 2TV ‘부활’, 1TV ‘별난여자 별난남자’,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2TV ‘소문난 칠공주’까지 단정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캐릭터만을 줄곧 해왔다.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재벌 2세 캐릭터를 벗어나라는 주문이 주변에서 쏟아졌다.

“데뷔 이후 6년 동안 부드러운 모습만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사실 개성 있는 액션배우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남성미도 있거든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몸이 근질근질할 때도 있어요”

고주원은 운동 마니아다.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부터 유년시절 태권도, 합기도로 몸을 다졌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마인드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배우다. 최근에는 개인 트레이너까지 두고 그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헬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2시간씩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요. 3주정도 됐는데 헬스를 하면서 몸이 불고 살이 조금 빠졌죠. 힘들게 운동한 뒤 흐르는 땀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요. 스스로부터 부드러움을 벗어나자고 주문을 거나 봐요. 한번만 더! 한번만 더!”(웃음)

# 주중엔 '진지남' 주말엔 '매너남'

고주원은 불과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별난여자 별난남자’와 ‘소문난 칠공주’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다. 주중에는 ‘진지남’, 주말에는 ‘매너남’으로 휴일도 없이 일주일 내내 강행군을 펼쳤다. 더군다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고주원은 학업까지 병행했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판이다. 하지만 고주원은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꽉 깨물고 악바리 근성으로 연기에 몰입했다.

“시청자들과 일주일동안 만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어요. 두 캐릭터를 오가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가끔씩은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내가 장석현인지 유일한인지….”

고주원은 9개월간 ‘별난여자 별난남자’를 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단다. 평균 시청률 30%대라는 많은 사랑을 받았을 뿐더러 배우 고주원을 아로새긴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주원은 연기자로서 한번밖에 없다는 신인남자연기상(2005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분장실에서 새우잠을 자도, 쪽대본을 읽어도 행복했어요. ‘별난여자 별난남자’에서 동고동락했던 연기자 선생님들과 정준, 김아중, 김성은 등 모든 배우들을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제 소중한 재산이죠”

# 어머니가 있기에 내가 있었다

고주원은 유년시절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주원은 매주 자폐아동을 돌보러 자원봉사를 나가시는 어머니를 보고는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며 다짐했고, 힘들고 지쳐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힘을 냈다.

“중학교에서 특수교육을 가르치고 계세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자원봉사 활동을 나가셨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어머니의 너그러우신 성품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는 제가 힘을 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세요”

데뷔 6년째에 접어든 고주원은 지금까지 해온 것 보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은 배우다. 일일극부터 주말극, 미니시리즈까지 다 경험해본 그이지만 못해본 것이 더 많다. 이에 고주원은 “어떤 옷을 입더라도 가장 잘 어울릴 수 있게 만드는 배우가 되겠습니다”라고 힘찬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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