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PD "방송위에서 '권고' 조치만 내려져 방송은 하지 못했다" 밝혀

개그맨 이휘재가 방송중 서양식 ‘손가락 욕’을 해 물의를 빚은 KBS 2TV ‘상상플러스-올드 & 뉴’ 제작진이 이 사건 직후 사과방송을 녹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일부 시청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사과방송' 요구를 집요하게 받아온 터라 이번 '사과방송 녹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난 '상상플러스'의 이세희 PD는 “이휘재 뿐 아니라 출연진 모두 그 사건에 많이 당황했었다”며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휘재가 곧바로 사과방송을 녹화했다”고 밝혔다.

사과방송 녹화했으나 '방송위원회'가 중징계 아닌 '권고'조치에 따라 사과방송 불방

그러나 이 녹화분은 지난 2일 방송위원회가 ‘상상플러스’에 대해 ‘사과 방송’ 등 중징계가 아닌 가벼운 ‘권고’ 조치에 따라 시청자들에게는 사과방송을 전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PD는 "프로그램 제작진 차원에서 '사과방송'을 내보내기로 하는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제작진과 이휘재 등 출연진)가 잘못한 것인만큼 사과 방송 녹화를 해 두었는데 방송위에서 권고 조치가 내려져 방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제작진과 이휘재는 11일 사과 방송을 내보내면 이휘재의 의상이 달라져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과 방송 녹화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플러스'는 보통 방송 3주 전 미리 녹화를 해 두기 때문에 4월 4일 문제가 된 방송분이 나간 후 다음 녹화일인 4월 7일 사과 방송을 녹화해 11일 방송하게 되면 3주 전 미리 녹화해 둔 부분과 사과 방송 부분에 시간차이가 생겨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이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된다.

제작진 "6번에 걸친 스크린 과정에서도 잡아내는 못한 것은 제작진의 실수"

이 PD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까지 6번에 걸친 스크린 과정을 거치는데도 그런 장면을 내보낸 것은 제작진의 실수“라며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PD는 ‘상상플러스’와 관련한 각종 비난 여론이나 보도에 대해 “일부는 근거가 없는 것도 있지만 애정을 갖고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다 보니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상플러스'는 지난달 4일 방송분에서 이휘재가 동료 출연진 정형돈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위로 드는 욕'을 하는 장면을 방송해 물의를 빚었다. 방송 다음날인 지난달 5일 제작진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 의사를 전했고, 이휘재 역시 소속사를 통해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과 자막를 내보내거나 이휘재가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았다며 계속 항의해 왔다.

사과방송 내용을 직접 녹화한 개그맨 이휘재는 "왜 사과방송을 하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사과방송'을 녹화했으나 방송이 되지 않았다고 변명할 수도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입을 다물고 있었다"며 "다시 한 번 방송 중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