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진짜 진짜 좋아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갈망일까.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집,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MBC 주말극 ‘진짜진짜 좋아해’(극본 배유미ㆍ연출 김진만)가 본격적으로 청와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조용히 인기에 시동을 걸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기획 취지가 살아나면서 시청자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 접근불가영역에 대한 관심
상승바람타고 '…칠공주' 맹추격
류진-유진 연기변신 성공도 '한몫'

‘진짜진짜 좋아해’는 지난 4월 29일과 30일 방송분에서 봉순(유진)의 청와대 입성을 암시하는 내용을 다루면서 시청률 상승 바람이 불고 있다. 10%대 초반에 머물던 시청률을 15.2%(TNS미디어 집계)까지 끌어 올리며 경쟁작인 KBS 2TV ‘소문난 칠공주’(19.8%)를 추격 가시권에 두게 됐다.

‘진짜 진짜 좋아해’의 마케팅 포인트는 역시 청와대다. 그 동안 청와대를 다룬 드라마는 더러 있었지만 경호원, 요리사, 집사 등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군상들을 그리기는 ‘진짜 진짜 좋아해’가 처음이기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웃과도 같은 청와대의 모습을 통해 닫힌 공간의 친숙함을 추구한 점은 훌륭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진짜진짜 좋아해’는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요리사들의 수다와 경호원들의 좌충우돌 등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친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전현직 청와대 근무자들을 실제로 만나 에피소드를 모은 제작진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나치게 청렴한 대통령과 고졸 학력의 영부인이라는 설정은 작위적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대통령 가족도 특권층이 아니고 그저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라는 묘사가 호감을 자아내는 것도 사실이다.

‘진진’커플인 류진과 유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도 인기 상승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유진은 청춘 스타 이미지를 벗고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앞세우며 산골처녀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촬영 전 팔을 다쳐 하차설까지 불거졌었지만 우려를 말끔히 씻고 100% 이상 이름값을 하고 있다.

차가운 이미지의 류진은 대통령 아들이자 엘리트 의사지만 치매에 걸린 아내의 아픔에 고뇌를 겪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때때로 보여주는 코믹한 모습은 작품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류진-유진의 ‘찰떡 호흡’에 시청자들은 유부남과 처녀가 커플이 되길 바라는 ‘불륜 응원’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또한 청와대 사람들인 장용, 윤여정, 권기선, 이영자, 김국진 등의 잔잔한 연기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들은 목수, 조리사, 사진사, 이발사 등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직업의 청와대 사람들의 애환과 노고를 맛깔스럽게 그리고 있다.

‘진짜진짜 좋아해’는 앞으로 유진이 청와대 요리사로 입성해 손맛을 보이면서 ‘정치와 요리’라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당기는 소재들을 본격적으로 펼쳐보이게 된다. 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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