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모델 킹&퀸 새 승부수

전지현 화보
닮은꼴 선남선녀인 정우성과 전지현이 광고계 장수 빅모델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서 반환점을 돌며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개봉된 영화 ‘데이지’의 남녀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은 압도적인 외모와 세련미, 특화된 캐릭터 등으로 광고 외적인 작품의 성과와는 무관하게 수년째 다수의 CF를 주물러온 A급 스타들이다. 대중매체인 TV를 통한 이미지 노출은 광고에 집중한다는 원칙도 공통적으로 고수해왔다.

"식상하다" 반응 색다른 모습으로 돌파
정-청춘아이콘서 여유있는 30대의 멋
전-흑백화면서 외모보다 감성연기 어필

CF킹과 퀸의 영예를 사이좋게 양분한 시절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들만큼 영향력있는 스타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초를 관통하면서 이 선남선녀의 위상에 약간의 균열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없이 멋진 두 사람의 매력이 ‘더이상 새롭지 않다, 고로 자극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속속 터져나왔고, 실제로 몇몇 브랜드를 이준기와 이효리(지오다노), 비(LG엑스노트) 등 신진 별들에게 양도하는 불안한 징후도 보였다.

그래서일까. 정우성과 전지현이 신작 CF에서 ‘다른 얼굴 찾기’에 나서고 있다.

‘청춘의 아이콘’인 정우성은 유연하고 성숙한 멋을, ‘섹시가 청춘을 만났을 때’의 아이콘인 전지현은 비장미의 무게감을 내뿜고 있다.

먼저 정우성은 의류브랜드 ‘로가디스 그린’ CF에서 뮤지컬의 주인공처럼 경쾌한 안무를 직접 소화하며 30대의 이상적인 멋을 제안한다. 이 광고가 정우성을 통해 전파하려고 의도한 컨셉트는 일과 사랑에 열정적인 ‘쿨’한 선수(The Player)다. 이 복잡다단한 이미지를 정우성은 따라잡고 싶은 특유의 세련된 스타일에 ‘여유’라는 감성을 추가해 표현하고 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작열하는 반항아의 눈빛을 누그러뜨리기는 했지만 각이 분명하게 잡힌 위압적인 멋을 떨쳐버리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안무 등 기획단계에도 직접 참여해 적극 자기 의견을 개진했다는 정우성은 몸과 마음에 여유의 미덕을 찾은 듯한 자연스러운 카리스마의 칼날로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푹 찌르고 있다.

흑백의 라네즈 CF에서 엉엉 울기만 하고, 입만 벌려 소리없는 외침을 시도하는 등 화장품 광고의 파격에 앞장 선 전지현은 샴푸브랜드 엘라스틴 CF에서도 ‘다신 상처주지 않는다고 했잖아, 상처주지마’라고 울부짖으며, 비행기의 추적을 피해 광활한 벌판을 달리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한다.

흑백화면아래 외모 자랑의 톤을 낮춘 채 감성연기로 승부를 건 전지현은 ‘이래도 내 모습이 싫증 나?’라고 항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연기의 이미지화’에 머물고 있는 것 같은 인상도 주지만 전지현의 새로운 돌파구 찾기가 흥미를 자아내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예전의 애정을 언제 그랬냐는 듯 무관심으로 돌려버리며 변심의 자유를 무한대로 누리곤 하는 시청자들에게 과연 이들의 승부수는 권태기를 극복하는 묘약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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