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작 피하고 '후속' 영향 고려 방송시기 조절

▲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방송가에 드라마 편성 전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3~4월께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일 드라마들이 일제히 방송 시기를 1주일씩 늦추는 편성 전략으로 경쟁사 드라마와 맞선다.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13일 방영), SBS ‘불량가족’(22일 방영), SBS ‘연애시대’(4월3일 방영) 등이 예정보다 1주일 뒤에 첫방송된다.

방송을 늦추는 편성은 강력한 경쟁작을 피하는 것을 일반적인 목적으로 하는 전략이다. 지난 해 8월 KBS 2TV ‘웨딩’이 인기 드라마 SBS ‘패션 70’s’를 피해 2주간 방송을 늦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3~4월 선보일 드라마는 단순히 피하기에 그치지 않고 후속 드라마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후속 드라마가 강력한 경쟁작을 피하도록 돕거나, 경쟁사의 후속 드라마의 사전 제압이라는 의도가 숨어 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후속작인 대작 사극 ‘주몽’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 1주일 출발을 늦춘 경우다. 경쟁작인 KBS 2TV ‘봄의 왈츠’ 종영을 앞둔 시점에 ‘주몽’이 첫선을 보이는 부담을 덜어주려는 전술이다. 물론 현 시간대 최강자인 SBS ‘서동요’를 피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어 1석2조의 편성 전략인 셈이다.

‘연애시대’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경쟁작 및 그 후속작까지 제압할 의도로 ‘서동요’의 후광 효과까지 마다하고 방송 시기를 조절했다. ‘봄의 왈츠’와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등 경쟁작은 물론 이들의 뒤를 이을 ‘야수와 마녀’, ‘주몽’의 초반부까지 제압한 뒤 후속 드라마에 바통을 넘기겠다는 의도다.

‘불량가족’ 또한 인기작 ‘궁’을 피하는 동시에 후속 드라마의 충실한 준비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려고 방송을 1주 늦췄다. 그러나 ‘궁’의 2주 연장 방영으로 일단 빛이 바랬다.

방송가의 편성 묘수 대결은 점입가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심혈을 기울인 편성 대결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이들 작품의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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