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준비→디자인→사업→연기…'백만..' 판사출신 PD역 "복귀위해 연기공부"

윤상현 화보
“실제로는 밝은 성격이에요”라고 말하면서도 무겁게만 느껴지는 윤상현(29)의 말투는 SBS 특별기획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극본 김이영ㆍ연출 강신효)의 판사 출신 PD 유진하 그대로였다. 윤상현은 유진하가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인물이고 건방진 면도 있는 등 밝고 낙천적인 자신과 달라 연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어느새 극중 배역을 닮아가고 있었다.

서른살 문턱에서 찾아온, ‘처음이자 마지막일 지 모르는 기회’라는 생각이 윤상현을 그렇게 변화시킨 듯했다.

윤상현은 드라마 데뷔작인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서 4명의 주인공 중 한자리를 꿰찼다. 연기경력이라고 해야 고작 이승철의 ‘열을 세어 보아요’ 뮤직비디오와 CF 몇 편이 전부인 윤상현에게는 분명 행운이다.

하지만 20대 초반 가수 데뷔를 준비하다 음악성 보다는 유행을 먼저 생각하는 현실에 실망을 느껴 한번 떠났던 연예계에 8년여만에 돌아온 윤상현의 경력을 고려하면 ‘운’이 아닌 집념의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연예계를 떠나있는 동안 의상디자인도 하고 분식집, 바 등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돈도 벌었어요. 업종 변경을 준비하던 차에 연예계 복귀를 제의 받았는데 그 길이 과거에 갖고 있던 꿈이었기 때문인지 거절을 못하겠더라고요. 장사는 나중에 해도 되잖아요.”

연예계에 복귀하며 노래연습과 함께 연기공부도 병행했다. 그런데 기회는 CF와 뮤직비디오를 거처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까지 연기에서 먼저 찾아왔다. 아직 가수에 대한 꿈도 가슴 한 켠에 간직하고 있지만, 현재는 연기, 그리고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라는 드라마만 생각하고 있다.

“원래 팔자 걸음걸이인데 촬영 중 대사에만 온통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다른 부분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는가 봐요. 상대역인 손태영씨가 농담처럼 지적해줘 평소처럼 팔자로 걷고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았죠. 이제는 일자로 잘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긴장과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신인의 풋풋함을 내비친 윤상현은 그러나, “처음과 달리 지금은 촬영현장에서 강신효 PD의 한숨소리가 줄어든 것 같아요. 여유도 좀 생긴 것 같고요”라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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