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휴대폰 CF에서 두 손과 팔을 큰 대(大)자로 펼친 채 옆으로 돌며 텀블링하는 장면으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혼혈 스타 데니스 오. 이국적인 외모와 맞물린 신비한 이미지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드라마 데뷔작 MBC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ㆍ김기호, 연출 고동선)에서도 정체불명의 신비한 매력을 풍기며 인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진 게 돈밖에 없는 베일에 싸인 캐릭터로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주한미군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미국 서배너디자인대학)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활동하다가 우연히 한국 휴대폰 CF에 출연하게 됐다. 덕분에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아직 유명세를 실감하지 못해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가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제 이름을 부를 때 '내가 유명해졌구나'라고 느끼기는 하죠."

데니스 오에 앞서 미리 '혼혈 스타'로 자리 잡은 이가 있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다. 당연히 두 사람은 종종 나란히 비교대상에 오른다. 하지만 데니스 오에게는 그런 상황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듯했다.

"다니엘 헤니의 이름은 한국에 오기 두세 달 전에 처음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배경은 비슷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서로 비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다만 저는 누구나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성격인 만큼 언젠가는 다니엘 헤니와도 만나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어 데니스 오는 최근 혼혈 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한국인들이 (외국인 가운데) 한국 피가 섞인 혼혈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데니스 오는 현재 한국에서 매니저와 함께 살고 있다. 낯선 환경인 데다 언어의 장벽도 있다. 적응에 어려움은 없을까.

"특히 음식문화에 만족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주셨죠. 음식 덕분에 쉽게 이곳에 적응하고 있어요. 한국인 피가 흐른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있어요.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죠."

그는 "극중에서는 냉정하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촬영은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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