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달콤한 스파이' 여순경 '결혼합시다' 닭살 커플 시청자 배꼽 빼며 호평

‘위기의 MBC, 코믹 드라마가 구한다!’

MBC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코믹성을 갖춘 드라마들이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월화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 김기호ㆍ연출 고동선)와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극본 예랑ㆍ연출 최이섭 강대선)가 대표적인 사례다.

‘달콤한 스파이’는 신혼 초 의문의 교통사고로 경찰관이었던 남편을 잃은 이순애(남상미)가 순직한 남편 대신 특채로 여순경이 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가고 있는 드라마다.

지난 7일 첫회에 이순애가 교통법규 위반 차량 운전자를 코믹하게 검거하는 장면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달콤한 스파이’는 과거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형사 반장을 열연하던 최불암이 이 드라마에서는 폭력조직 범구파의 우두머리로 등장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14일 방송에서는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서 전국 기준 12.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날 13.3%에 그친 톱스타 비 주연의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MBC 드라마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타 방송사 드라마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결혼합시다!’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멀쩡한 우리나라 결혼적령기 여자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명랑 가족 활극이다.

덜렁거리는 왈가닥 노처녀로 낭만적인 사랑과 함께 현모양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홍나영(강성연)과 돈 많고 예쁘고 능력 있고 어린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겠다는 허영심 많고 철 없는 노총각 정재원(윤다훈), 나영의 직장 후배로 자유연애주의자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권은선(이소연)과 재준의 동생으로 보수적이고 예민하며 내성적인 산부인과 레지던트 정재준(배수빈) 커플의 연애와 결혼을 다루고 있다.

특히 나영-재원 커플의 코믹한 표정과 소위 ‘닭살스러운’ 애교 연기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터넷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많이 웃으면서 보는 드라마다.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보니 저런 사랑을 한번 해보고 싶고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등 호평이 적지 않다.

지난 13일 8.7%의 시청률로 경쟁작인 KBS 2TV ‘슬픔이여 안녕’의 33.1%보다 크게 뒤떨어져 있지만 조만간 극중 커플들의 결혼 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면 시청률 반등세를 타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그러고 보면 올해 MBC 드라마는 유독 코믹 드라마들이 강세를 보였다. 에릭, 한가인, 오지호 주연의 ‘신입사원’와 김선아, 현빈이 주연을 맡아 올해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정려원, 다니엘 헤니 등 새로운 안방 스타들을 배출해낸 ‘내 이름은 김삼순’ 역시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 코믹 드라마였다.

이런 점에서 MBC 드라마의 부활의 열쇠는 코믹 드라마가 갖고 있다는 분석도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16일부터는 새 수목미니시리즈 ‘영재의 전성시대’가 방송된다. 서른살 노처녀 주영재(김민선)의 유쾌한 인생역전 스토리를 담을 ‘영재의 전성시대’ 역시 코믹성이 가미된 드라마다. 월화 및 수목 미니시리즈, 주말극 등을 모두 코믹드라마로 무장한 MBC 드라마가 2005년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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