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신돈' 中로케이션 촬영현장

"서지혜 야생마 기질도…양면성 가진 배우"
■ MBC '신돈' 中로케이션 촬영현장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고 땅의 열기가 화끈거리는 여름날의 사막, 겨우 눈만 내놓은 차림의 세 남자가 모래언덕 위를 힘겹게 걷고 있다.

30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청더(承德)현 티엔모(天漠) 세트장의 MBC 특별기획 주말드라마 '신돈'(극본 정하연,연출 김진민) 중국 로케이션 현장. 손바닥 만한 그늘도 없는 뙤약볕 아래서 계속되는 촬영에 보는 이들도 숨이 막혀온다.

신돈의 사막 고행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이 찾은 티엔모 세트장은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80여㎞ 떨어진 곳으로 주위는 온통 초원지대지만 유독 이곳만 사막이 형성된 특이한 지형이다.

티엔모라는 지명도 '하늘에서 모래가 떨어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 사막이 등장하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영화나 드라마 촬영 등이 자주 이뤄지는 곳이다.

잠시 후 두건을 풀고 나타난 주인공은 이 드라마에서 타이틀롤 신돈 역을 맡은 손창민. 신돈 일행이 티베트에서 고행 중인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 그는 연일 계속된 촬영으로 마치 분장을 한 듯 새까맣게 탄 얼굴이었다.

그는 9월을 눈앞에 두고도 35℃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에서 며칠째 가발에 두꺼운 의상을 입고 촬영 중이니 지칠 대로 지칠만도 한 상황.

"만리장성에서의 촬영부터 오늘 촬영까지 중국에서 30㎞ 이상은 걸은 것 같다"면서 "촬영 자체가 고행"이라고 말하는 그의 치아가 검은 얼굴 탓에 유달리 희게 보인다.

손창민과 정보석, 서지혜 등 연기자들과 스태프 등 '신돈' 제작진은 25일 중국촬영을 시작했으며, 9월 2일경까지 현지 촬영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신돈'은 9월 24일 첫 방송되며, 이날 촬영분은 4-10회분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다음은 출연진과의 일문일답.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비가 많이 오던 2일 고창 선운사에서 첫 촬영을 한 이후 하루도 안 빼고 계속 촬영하고 있는데 여름이라 무더위가 가장 힘들다. (손창민, 이하 손)

▲말타는 장면이 많아서 안장에 닿는 부위의 피부가 다 벗겨졌다. 중국 말은 야생마 수준으로, 길들여져 있지 않아서 촬영에 애를 많이 먹었다. (정보석, 이하 정)

▲연기면에서 기본적으로 사극이라서 어색하고 쑥스럽다. 하지만 주위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1인2역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서지혜,이하 서)

--출연하게된 계기와 이유는.

▲사극은 사실상 처음인데 그전에는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40대에 접어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SBS 드라마 '불량주부'를 마치고 다른 이미지를 위해 사극에 출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손)

▲공민왕은 오래전부터 선망해오던 인물이고 맡고 싶던 역할이다. 3년 전부터 모든 스케줄을 이 작품에 맞추면서 준비해왔다. 기회가 되면 개성의 공민왕릉에도 가보고 싶다. (정)

--서지혜는 신인으로서 큰 역할을 맡았는데.

▲노국공주 역의 서지혜는 제작진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 아끼는 후배들을 노국공주 역에 추천했지만 캐스팅되지 않았는데, 제작진에서 서지혜를 발탁했다. 나도 그 소식을 듣기 전날 한 잡지에서 서지혜에 관한 기사를 보고 양면성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손)

▲서지혜의 타고난 천성에서 노국공주와 같은 면이 느껴진다. 기존 CF와 드라마의 모습과 달리 야생마 같은 기질을 가진 배우이다. (정)

--맡은 역할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했는가.

▲'신돈화'되려고 노력 중이다. 출연 결정 이후 자료 조사를 많이 했는데 신돈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았다. 간단히 요승 정도로만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보다는 개혁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신돈이 되기 위해서 조계사에서 108배를 하는 등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우고 액션스쿨에서 무술 연기 연습도했다.(손)

▲사극 대사 톤을 잘 몰라 이에 대해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영화 '영웅', '와호장룡' 등을 보면서 장쯔이나 장만옥의 연기를 참고하기도 했고 책을 보고 공주의 자세와 걸음걸이도 익혔다. (서)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

▲천민 출신이지만 야망이 있는 신돈의 모습을 도식적이거나 통속적이지 않고 새롭게 그려가겠다. 신돈 역을 맡고 고민과 중압감이 있었지만 사극이라는 장르에 연연해하지 않고 대사를 쉽게 풀어나가면서 연기하겠다. 20-40대를 연기해야 하는데 20대는 낭랑한 톤으로 하고 40대를 변화를 줄 것이다. 지켜봐달라. (손)

▲정형화된 사극이 아닌 감정적 리얼리티를 살린 작품을 만들겠다.(정)

▲노국공주는 당당하고 야망도 있는 여장부 같은 캐릭터이다. 반면 반야는 성격은 노국공주와 반대로 여리지만 그 속에도 야망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

(베이징=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입력시간 : 2005-08-31 13:31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