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떨리는 가슴' 절반의 성공 거두며 출발

 • '속성 드라마' 졸속 될라

위기를 기회로 맞을 수 있을까. 2일 '한강수타령' 후속으로 방송된 MBC 새봄 연작 '떨리는 가슴'이 '땜질용' 답지 않은 완성도로호평 받고 있다.

'떨리는 가슴'은 시청률 면에선 KBS 2TV '부모님 전상서'에 밀려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실험성과 완성도에 있어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끌었다. 이 드라마는 '주말드라마'가 아닌 '새봄 연작'이라는 타이틀에서 나타나듯이 기존 주말극과는 다른 형식의 실험적인 작품. 매주 다른 6명의 작가와 PD가 2부작씩 이어가는옴니버스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애초 '한강수타령' 후속으로 준비 중이던 주말드라마의준비가 지연되면서 이뤄진 것. 이는 MBC 내부는 물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까지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방송 첫 주 제1화 '사랑'(극본 김인영, 연출 오경훈) 편이 나간 뒤 '떨리는 가슴'은 급하게 기획된 작품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그동안 MBC 드라마는 시청률과 작품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며 침체에빠졌다. 그러나 '떨리는 가슴'은 새로운 도전으로 작품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출발하게 됐다.

시청률은 7.8%(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로 높지 않았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뜨거웠다. 현실적이면서도 신선한 대사와 영상에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뒷받침되어드라마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시청자 최지홍(GNOH) 씨는 "이런 땜질이라면 백만 번 해도 괜찮다. 참으로 멋진땜빵드라마가 아닌가. 땜빵은 아무나 하나?"라며 "정말 간만에 드라마 같은 드라마,연기자 같은 연기자를 봤다"고 칭찬했다.

또 차양원(NLCYW2002) 씨는 "정말이지 간만에 이 못난이 MBC가 대형사고(?)를치는 게 아닌가 하는 가슴이 떨리는 흥분을 느낀다"면서 "진짜로 왜 이런 드라마를이제서야 한다고 했을까? 참말로 신경질이 날 정도이다"라고 MBC에 애정 어린 질책을 가했다.

강민규(REMSU) 씨 역시 'MBC 이제 정신 차린 건가요?'라는 글에서 "자신이 하고싶은 얘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 때 호평받는 것이고 한류 열풍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떨리는 가슴'은 오랜만에 MBC다운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제 시청자들도 단순히 스타 배우 한 명에 열광하는 수준?아니다.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에 대한 흐름까지 꿰뚫어보고 있을 정도이다. 경쟁력이 결국 신뢰성과도 연결되는 시대가 왔다.

그동안 침체됐던 MBC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작한 새봄 연작 '떨리는 가슴'이 MBC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입력시간 : 2005-04-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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