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진씨 질식도 무리한 시청률 경쟁이 원인

"부러지고 질식하고~" 연예인 혹사
장정진씨 질식도 무리한 시청률 경쟁이 원인

결국 무리한 시청률 경쟁이 원인이었다.

13일 KBS 2TV '일요일은 101%' 녹화 도중 발생한 성우 장정진 씨의 질식 사고를 통해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들이 내보내고 있는 자극적인 게임이 여론의 비판을 받고있다.

주말 오후 황금 시간대에 포진한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은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고 경쟁적으로 강도 높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일요일 오후 5시 50분에 방송되는 KBS 2TV '일요일은 101%'는 물론 MBC TV '질풍노도 라이벌'(토요일 오후 6시 5분), SBS TV '실제상황 토요일'(토요일 오후 5시 50분), '일요일이좋다'(일요일 오후 6시) 등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부담이 될 정도로 출연진을 혹사하는 코너를 방송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글러브를 낀 상태에서 상대의 얼굴을 때리거나 철봉에 매달려 발로 상대를 제압하는 등 보기에도 아찔한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남자출연자들을 군에 입소시켜 가스실과 유격 코스를 체험하게 하는 코너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출연진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심형탁은 작년 SBS TV의 '뷰티풀 선데이' 녹화 때 격파 게임을 하다가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룹 신화의 전진은 2002년 촬영 도중 텀블링을 하다가 바닥에 머리가부딪혀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하지원은 얼굴에 부상을 입어 한동안 활동을 못했고 핑클의 옥주현은 2000년 계단에서 뛰어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다 발목에 골절상을 입어 목발을 짚고 다녔다.

이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한 연예인은 "우리도 홍보가 필요해서 출연하지만 게임 내용이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몸이 재산인 연예인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방송 현장에 별다른 의료 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등 안전 장치가 미흡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장정진 씨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녹화 현장에는 제대로 된 응급치료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었다.

장씨가 입은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방송가의 무리한 게임 진행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입력시간 : 2004-09-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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