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1·2·3단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후 위성체 분리도 성공했지만 아쉽게 탑재체인 ‘더미 위성’(모사체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엔 실패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의 전 비행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다”며 “다만 위성 모사체가 700㎞의 고도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초당 7.5km의 목표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는 궤도 안착 실패에 대해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덮개) 분리, 2단 분리 등은 정상적으로 수행됐으나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 엔진이 조기 종료된 부분을 언급했다. 3단 엔진은 521초간 연소해야 하는데, 475초에 조기 종료된 것으로 분석됐다.
항우연은 궤도 안착에 실패했지만 발사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로켓 첫 발사 성공률이 30%에 불과한데 700km 고도까지 성공했다는 점은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발사 성공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1톤 이상 위성을 자력으로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개국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자력 발사가 가능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은 이번 누리호 발사에 '절반의 성공'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내년 5월 2차 발사까지 이번 1차 발사 때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실제 위성을 싣고 비행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사체를 우주 700km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의 꿈을 이루겠다”면서 “내년에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NASA가 50년만에 추진하는 유인 달 탐사 사업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호의 2차 발사 예정일은 2022년 5월19일이다. 발사가 연기됐을 때를 대비한 2차 발사 예비 기간은 1차 발사와 마찬가지로 2차 발사 예정일 이후 1주일간(5월20일∼5월26일)이다. 또 이번 1차 발사에서는 1.5톤 더미 위성이 탑재됐지만, 2차 발사에는 0.2톤 성능 검증 위성과 1.3톤 더미 위성이 탑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