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림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20시간 우려낸 장인의 육수를 4분30초에 담았다. 라면이 아닌 요리로서 평가 부탁드린다.”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이 ‘The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고 라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선한 재료로 20시간 동안 끓인 육수를 앞세워 라면이 아닌 요리로서 평가받겠다는 포부다. 제품 모델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정재를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하림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하림타워에서 The미식 장인라면 미디어데이를 열고 라면 제품 출시를 알렸다. 행사는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요리사를 자처하며 기자들에게 직접 라면을 끓여 제공했다. 제품 소개는 윤석춘 하림 사장이 진행했다.

The미식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버섯, 양파, 마늘 등을 20시간 끓인 국물로 만들었다. 스프는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 타입으로 만들어졌다. 분말스프는 육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훼손된다는 판단에서다.

면은 국물과의 어울림을 위해 반죽에 닭육수를 넣었으며 제트노즐 공법 건조로 바람에 말린 건면으로 제작됐다. 다만, 건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을 방지하고자 제품 포장에 건면이라는 표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나트륨은 기존 라면(1650mg~1880mg) 보다 낮은 1430mg으로 줄였다.

윤 사장은 “국물을 끝까지 먹기가 부담스럽거나 아이에게 라면을 주기 꺼려지는 이유는 분말스프 문제”라며 “라면 보급에 분말이 공헌한 건 사실이나 맛과 풍미를 보완할 수 있는 향미증진제나 보완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분말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하림은 국내 최대 도계장을 가지고 있어 신선한 닭을 공급받아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세계 최고 사양 데칸타와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육수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열린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라면을 직접 끓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하림 제공
이날 행사는 김홍국 회장이 일일 요리사로 변신, 직접 라면을 조리해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김 회장은 라면을 먹으면 아토피 증상처럼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막내딸을 위해 좋은 재료로 만든 라면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라면 개발에 5년이 걸렸다”며 “여러 인공 재료가 들어간 스프를 대체하기 위해 자연 재료로 국물을 만들어 딸에게 먹였더니 아토피가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림은 이번 제품 광고 모델로 오징어게임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를 발탁했다. 작품 흥행으로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해외 수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우선 국내 시장에 안착 후 해외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림은 광고 모델로 오징어게임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를 발탁했다. 사진=더 미식 인스타그램 캡쳐
라면 가격은 편의점 기준 1개당 2200원으로 일반 라면 대비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비싸더라고 제대로 된 라면을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30~40%”라며 “시간이 걸리지만 제대로 만들어 팔 것이며, 한편으로 비용을 줄일 곳은 없는지 살피고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림은 이번 라면 출시를 시작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내년 미식 라면 목표 매출은 700억원대다. 라면업계 후발주자로서 육수와 면, 건더기에서 차별성을 강조하고, 기존 광고에서 보였던 클리셰적인 장면 대신 ‘천천히 음미하라’는 메시지를 던져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계획이다. 이달 내 편의점과 3대 대형마트에 입점한다.

하림 관계자는 “앞으로 The미식 장인라면뿐만 아니라 순차적으로 출시 중인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고객들이 집에서도 편리하게 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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