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이어 대체 계란, 대체 우유 등장
환경 생각하는 ‘가치소비’ 트렌드 반영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대표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와 계란, 우유, 생선이 대체(代替)되고 있다. 콩으로 만든 고기,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계란, 귀리로 만든 우유 등이 기존 식품을 대신하는 것.

주로 개인 건강과 동물복지를 위해 시작된 비건(vegan)이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를 만나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을 변화시키고 있다.

동원F&B 식물성 대체육 ‘비욘드미트’ 활용한 더반찬& 비건 메뉴 3종. 사진=동원F&B 제공
◆ 대세가 된 ‘대체육’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시장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이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체육 브랜드는 동원F&B가 미국에서 수입 중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신세계푸드 ‘베러미트(Better meat)’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온라인몰과 커피 전문점 내 샌드위치 메뉴를 통해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2009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으로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대체육을 만든다. 환경호르몬이나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아 비건 소비자들은 물론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를 활용한 ‘비욘드버거’를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디저트카페 투썸플레이스와 손잡고 식물성 대체육 샌드위치 ‘비욘드미트 파니니’ 2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영국 대체육 브랜드 퀀(QUORN)의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해 만든 ‘노치킨 너겟’을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판매했다. 조류인플루엔자, 동물복지 등에 대한 닭고기 대체육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에는 독자기술을 통해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을 첫 제품으로 선보였다. 대두단백과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통해 햄 탄력성과 식감을 구현했다.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을 통해 콜드컷을 넣은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대체육 '베러미트'.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편의점에서도 대체육 간편식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파스타, 버거, 샐러드, 김밥 등 4종으로 구성된 ‘그레인 시리즈’를 내놨다. 글로벌 식품회사 네슬레에서 만든 식물성 고기 ‘소이너겟’을 메인으로 활용했다.

CU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와 손잡고 도시락, 삼각김밥 등 ‘언리미트(UNLIMEAT)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판매했다. 언리미트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을 주재료로 비트즙, 석류를 더해 고기와 유사한 맛과 색을 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에 따르면 올 1~7월 비건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업계는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체육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일부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품으로 여겨졌던 대체육이 실제 고기와 맛, 식감 등은 유사하면서 영양성분도 뛰어난 착한 단백질로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며 “독자기술로 개발한 대체육 첫 제품 맛과 품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시장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본격적인 진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체 계란 '저스트에그' 사진=잇 저스트 제공
◆ 계란·우유·해산물도 ‘대체’

계란, 우유, 해산물도 식물성으로 대체된다. 물, 토지 등 환경 요인을 적게 소모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장점이지만 간편식 형태로 출시돼 편리하게 섭취·보관할 수 있다는 점, 물가 상승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점 등이 대체식품을 선택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푸드테크기업 잇 저스트는 지난 8월 식물성 대체 계란인 ‘저스트 에그(JUST Egg)’를 국내에 공식 런칭했다. 저스트 에그는 단백질 함량은 기존 계란과 동일한 데 반해 콜레스테롤은 제로인 식품으로 비유전자변형식품 인증을 받았다. 녹두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강황을 더해 계란 식감과 색을 만들어 냈다.

국내 기업인 SPC삼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을 통해 샌드위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잉글리시 머핀 속에 애그스크램블과 치즈를 넣어 따뜻하게 즐기는 ‘JUST Egg™ 멀티그레인 머핀 샌드위치’가 대표적이다.

대체 우유 '오트밀크'. 사진=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는 자체 개발한 대체 우유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했다. 이는 지난 2005년 ‘두유’ 선택 도입 이후 16년 만의 새로운 식물 기반 음료 베이스 출시다.

오트 밀크는 식이섬유 함유량이 높은 귀리를 사용해 일반 우유 대비 낮은 칼로리와 당이 특징이다. 스타벅스 전용으로 스팀 시 거품이 잘 발생하도록 개발됐다. 맞춤 음료 옵션들과 동일하게 600원 추가 비용이 발생하나,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할 경우 무료 혜택으로 제공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일반 우유는 식물성 우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배 높고, 물은 20배 정도 더 많이 사용된다”며 “토지 사용도 높아 일반 우유 대비 식물성 우유가 지구 온난화를 비교적 심화시키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믹 씨푸드 ‘튜나토 니기리(Tunato Nigiri)’. 사진=미믹 씨푸드 인스타그램 캡쳐
대체 해산물이 식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았다. 해양 생태계 파괴와 중금속,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식물 기반 해산물 분야 투자액은 약 7000만 달러(약 824억원)에 달한다.

가장 주목받는 식물 기반 해산물은 ‘참치’다. 스페인의 스타트업 기업 미믹 씨푸드는 초밥에 올라가는 참치회를 토마토로 구현해낸 ‘튜나토 니기리(Tunato Nigiri)’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올리브유와 조류 추출물, 향신료, 간장 등을 가미한 건조 토마토 과육으로 만든 대체 참치회다.

미국에서는 대체 해산물 전문 식품 브랜드 ‘소피스 키친(Sophie’s Kitchen)’이 식물 기반 생선 필레(Fillets), 새우, 크랩 케이크, 연어, 참치 통조림(‘Toona’) 등 다양한 대체 해산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든 제품들은 글루텐 프리이며 콩 성분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Non-GMO 및 비건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대체 해산물에 대한 기회를 적극 포착해 글로벌 식품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은정 코트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미국 식품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식물 기반 대체 해산물이 중금속에 대한 걱정이 없어 임산부와 태아가 섭취하기에 안전하다는 장점을 갖췄다고 평했다”며 “식물 기반 대체 해산물 제품의 마케팅 시 이러한 장점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소비자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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