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전 KT 회장.(사진=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황창규 전 KT회장이 9일 'KT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이날 황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 전 회장과 구현모 대표이사 등 KT 고위급 임원 7명은 2014년부터 4년간 총 4억379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후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을 사용해 약 1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KT는 '쪼개기 후원'을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하고, 일부 직원은 가족·지인 등의 명의를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국회의원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한도가 500만원인 점, 법인이나 단체에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일 과거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던 구현모 KT 현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KT새노조는 "8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피의자인 당시 회장은 무사히 임기를 마쳤고, 또다른 피의자인 당시 비서실장이 아무런 제지없이 현 사장이 되었다"며 "범죄 사실이 드러나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동안 회사 내부는 엉망이 되고 있다"고 검찰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KT새노조는 또 "이사회는 조건부 CEO를 강행한 책임을 지고, 구현모 사장 기소 즉시 해임해야할 것"이라며 "이제와서 경영계약을 들어 국민을 기만하는 말바꾸기식 대응으로 일관해서는 KT에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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