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나 전 본부장을 이날부터 롯데온 대표(부사장)로 정식 인사 발령했다. 나 본부장은 롯데닷컴,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근무했다. 스마일페이 등 굵직한 사업을 주도한 이커머스 전문가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그룹은 실적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조용제 롯데온 사업부장 후임으로 새로운 인물을 찾아왔다. 앱 론칭 1주년이 됐지만 지난해 거래규모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쿠팡이나 네이버 등에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이커머스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받아 송구하다”며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외부 인사 영입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 나 대표는 부사장급으로 격상됐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슈퍼, 이커머스 가운데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이었으며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다.
대표를 외부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전략 측면에서 이커머스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 대표 영입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주총에서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 매각전 참여를 공식화 한 바 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입찰에 참여해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을 영입한 것 자체가 이런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나 대표를 영입과 동시에 부사장 직급으로 격상한 것은 롯데온을 쇄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된 시각이 있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