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이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여부에 관한 기업 답변 공개 및 '플라스틱 트레이=쓰레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식품 포장 안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고도 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식품 대기업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7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여부에 관한 기업 답변 공개 및 ‘플라스틱 트레이=쓰레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동원F&B에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계획이 있는지 문의한 결과를 공개했다. 농심과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해태제과는 ‘불가능하다’라고 답했고 동원F&B는 응답하지 않았다.

농심은 자사 제품인 ‘생생우동’에 포함된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환경운동연합에 전했다. 롯데제과는 ‘엄마손파이’, ‘카스타드’ 등 자사 제품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을 위해 종이 재질로 대체하거나 포장재 면적 및 두께를 축소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정확한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해태제과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사실상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대표 제품인 ‘홈런볼’ 트레이의 경우 안전한 유통과 소비를 위해 대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해태가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트레이 유무 여부에 따른 자유낙하 실험을 진행했는데 트레이가 있는 경우 4.6%, 트레이가 없을 경우 13.6% 파손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태제과 측은 “종이류는 위생·생산·경제 측면에서 대체가 어렵고, 친환경 소재는 원가 소재 3배 이상 증가, 내구성 및 위생 측면에서 효과가 작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원F&B에도 같은 질의를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환경단체가 문제 제기한 제품은 ‘양반 들기름 식탁용’으로, 트레이에 담긴 조미김을 개별 포장 후 다시 비닐로 삼중 포장해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동원F&B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양반김 들기름 에코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는 트레이만 제거했을 뿐, 개별 포장된 제품을 다시 재포장한 이중포장”이라며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며 소비자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기업 기본적인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고 제품을 보호한 실제 사례들이 작은 중소기업, 협동조합에서부터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대형 기업 중에는 플라스틱 문제에 선구적으로 해결 의지를 밝힌 기업은 몇 존재하지 않고 있고, 그마저도 연구개발 중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업 답변을 시작으로 해당 기업에 ‘지금 바로 변화’할 것을 촉구하며 시민과 함께 온·오프라인 ‘플라스틱 기습공격’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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