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예로부터 경옥고는 청심원, 공진단 등과 함께 한방을 대표하는 명약으로 꼽힌다. 우리 선조들 역시 무병장수를 위한 보약으로 평가해왔다. 동의보감은 수록된 4000여개 처방 중 수명을 연장하는 처방으로 경옥고를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다.

또한 ‘발흑생치(發黑生齒)’라고 해서 “3년 동안 경옥고를 먹으면 흰머리가 검게 되고 빠진 이가 다시 난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왕의 비서실이던 승정원에서 나랏일을 기록한 승정원일기에는 경옥고가 358번이나 언급되고 있다. 경옥고는 83세까지 장수한 영조의 건강비법으로 기록될 정도로 귀한 보약 대접을 받아왔다.

◆ 황실 명약이 국민 보약으로

경옥고의 ‘경(瓊)’은 붉다(아름답다), ‘옥(玉)’은 구슬이라는 의미로 ‘아름다운 구슬 같은 고약’이라고 불린다. 경옥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약 8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땅을 통일한 원나라의 시조 쿠빌라이 칸은 건강을 위해 경옥고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실의 여자들이나 명문가 귀부인들 역시 미용을 위해 경옥고를 복용했다. 경옥고는 제조 방법이 까다롭고 소요 시간이 오래걸리는 데다 귀한 약재만을 사용해 당시 왕족이나 고관대작들만 음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옥고가 국내 대중들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광동제약의 상업화가 크게 작용했다. 1963년 광동제약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회장은 창업 품목으로 경옥고를 택했다. 당시 최 회장은 전통방식으로 최고 품질의 경옥고를 생산하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주요 약재를 고르고 구입했다. 마음에 드는 품질의 약재를 구하지 못하면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광동제약이 품질 떨어지는 약재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점차 시장의 신뢰를 쌓아갔다. 이렇게 얻은 신뢰는 다른 제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오늘날 광동제약을 일구는 밑거름이 됐다.

광동 경옥고는 처음 생산 당시 유리병 용기에 떠먹는 형태로 출시됐다. 2016년에는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짜먹는 스틱포로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했다. 이후 광동제약은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 라인을 증설했으며, 2018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꿀을 다량 함유해 한약 특유의 쓴 맛에 거부감을 가진 여성이나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것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 경옥고 효과, 과학적 입증 나섰다

최근에는 경옥고의 약효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약학대학 배종섭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 ‘전통적인 한방 처방 경옥고의 면역 증강 효과’에 따르면 면역체계가 훼손된 쥐에 경옥고를 투여하자 면역 관련 인자가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염증 반응에 대한 경옥고의 억제 효과’라는 제목의 동물실험 연구 논문을 통해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체내 산화 스트레스 및 기도 염증에 대해서도 경옥고의 호흡기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지난 2017년 충남대 약대 연구팀은 경옥고의 항피로 효능’ 연구를 통해 경옥고의 피로 해소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경옥고를 경구 투여한 후 혈액 및 조직의 채취와 운동수행능력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실험대상에게서 피로 누적 시 증가하는 혈중 젖산의 농도가 감소하고, 피로 개선 관련 지표인 혈중 포도당과 골격근의 다당류 농도는 증가해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탈진을 유도한 트레드밀과 수영 운동시 지속 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경옥고 연구를 지속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경옥고의 뛰어난 효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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