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LG그룹이 본격적으로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한층 젊어지고,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 반도체 설계회사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그룹이 공개한 기업 분리 계획은 구 회장의 작은 아버지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을 계열 분리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즉 새로운 지주회사는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가져가 LG그룹에서 독립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구 회장의 경영권은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유임시켜 현재 체제를 유지하면서 향후 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LG의 계열분리 방식은 그동안 LG가 이어온 전통 방식을 택했다. LG는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아 왔다. 회장 형제들은 일부 계열사를 맡아 독립했다. 실제 구광모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4세 경영'을 시작하자 구본준 고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과거 사례를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04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비롯한 허씨 일가가 LG에서 독립해 GS를 세웠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허씨 일가는 지주회사 ㈜GS홀딩스를 세운 후 LG칼텍스·LG홈쇼핑·LG건설 등 13개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번 구 회장과 작은아버지 간 계열분리 역시 서로의 지분대로 경영권 분쟁 없이 분할한다.

(주)LG는 2021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 5월1일 존속회사 (주)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할 예정이다. 구본준 고문은 본인이 보유한 (주)LG 지분을 ㈜LG신설지주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의 지주회사와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 ㈜LG는 핵심사업인 전자(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 배터리, 바이오), 통신서비스(5G, 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는 LG상사를 비롯해 물류, 시스템반도체 설계, 건축자재, 기초소재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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