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원 규모 상호 주식교환

웹툰·풀필먼트·이커머스 사업 확대

CJ-네이버 사업제휴 합의가26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좌)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 (사진=CJ그룹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문화·물류 강자 CJ그룹과 IT 공룡 네이버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콘텐츠와 이커머스·물류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본격화해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에 맞선다는 포부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네이버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총 6000억원 규모 상호 주식교환과 향후 사업제휴 내용을 의결했다.

CJ그룹이 네이버 자사주 1.28%(6000억원)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9%(3000억원), CJ ENM 자사주 5.0%(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3%(1500억원)를 취득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제휴로 양사가 콘텐츠와 커머스 부문 전방위에 걸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세계적인 경쟁력 갖춘 ‘콘텐츠’ 제작

양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각자의 IP(지식재산권)와 제작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웹툰이 CJ ENM이나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영상화 될 가능성이 높다.

또 VR·AR(가상·증강 현실)을 적용한 실감형·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콘텐츠들이 제작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펀드를 조성해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한다.

네이버는 CJ ENM에서 최근 분사한 ‘티빙’ 지분 투자에도 참여한다. 네이버와 티빙은 각각 멤버십 간 결합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티빙을 국내 대표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 국내·일본 및 웨스턴 등 글로벌 지역에서 양산된 IP에 대한 고퀄리티 영상화 작업을 통해 IP 헤게모니를 넓히고 이를 통해 웹툰 사업 트래픽 및 매출 극대화를 노리는 선순환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 넘어선 글로벌 물류 모델 구축

이커머스·물류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풀필먼트는 CJ대한통운이 대규모 허브터미널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24시간 내 처리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쇼핑은 그동안 입점 업체들이 각자 따로 택배 업체를 이용해야 했다.

양사는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수요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한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또 사업제휴협의체를 통해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기술 등 미래유망 분야 추가 공동사업 기회 발굴을 위해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쇼핑 풀필먼트 사업은 기존 LG생활건강 등 브랜드스토어 중심에서 35만에 달하는 중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기준 아마존과 쇼피파이가 하고 있는 모든 솔루션을 원스톱 방식으로 셀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CJ대한통운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쇼핑으로부터 안정적인 택배 물동량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며, 운영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네이버쇼핑 역시 빠른 배송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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