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중국 고전 삼국지와 서유기에 비견되는 게임 IP(지적재산권)가 있다. 바로 ‘미르의 전설2’다. 미르의 전설2는 위메이드에서 2001년 개발한 PC온라인 게임으로 전세계 5억명을 열광시킨 작품이다.

해외 유명 조사컨설팅업체인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중국 내 ‘전기류’ 게임의 시장 규모(2020년 7월 기준)를 약 550억위안(9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기류 게임이란 '미르의 전설2'가 중국에서 '열혈전기'로 출시된 이후 파생된 게임들을 통칭한다.

미르 IP 시장 규모만 약 390억위안(6조7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세부 항목으로는 PC온라인 게임 시장이 약 4200억원, 모바일게임 시장이 3조7000억원, 웹게임 시장이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개인 및 전문 대리인이 운영하는 사설서버 시장도 약 160억위안(2조7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미르의 전설2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IP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 미르의 전설이 아닌 미르의 전설2가 중요한 이유

사실 미르 IP의 첫 작품은 1998년 액토즈소프트에서 만든 미르의 전설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미르 시리즈는 지금처럼 큰 인기를 끈 게임이 아니었다. 액토즈소프트 내에서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3위 정도의 게임이었고, 매출 또한 현재와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미르 IP를 말할 때 액토즈소프트가 아닌 위메이드가 거론되고, 미르의 전설2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위메이드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미르의 전설은 현재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 액토즈소프트 시절 개발한 게임이다. 당시 액토즈소프트가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회사 매각에 열을 올리자 미르의 전설2를 준비하던 박관호 당시 팀장이 팀원들과 나와 설립한 회사가 위메이드다. 물론 액토즈소프트가 지분 40%를 보유하는 스튜디오 형식의 분사였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위메이드는 분사 후 미르의 전설2를 출시하고, 매출의 20%를 액토즈소프트가 가져가는 형태로 미르 IP를 보유하게 된다. 이후 2001년 미르의 전설2가 출시되며 전작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히트를 쳤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이끌어 내며 다양한 기록을 쓰기 시작한다.

◆ 미르의 전설2가 이뤄낸 기록들

미르의 전설2는 중국 게임 서비스업체인 샨다를 통해 온라인 게임 불모지였던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에 인터넷보급이 막 확산되던 때라는 시기적 호재와 맞물리면서 미르의 전설2는 전례 없는 돌풍을 일으켰다. 무협소설을 연상시키는 미르의 전설2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라인은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았고, 중국인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출시 1년만인 2002년 국산 온라인 게임 최초이자 중국 내 온라인 게임 최초로 동시 접속자 35만명을 기록하고, 전 세계 동시 접속자 국내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004년에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65% 점유율을 보이며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선점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중국 동시 접속자 80만명을 기록해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매출로 따져도 미르의 전설2의 기록은 남다르다. 2011년 당시 서비스 중인 국내 단일 게임 사상 전세계 누적 매출 최대기록인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 PC를 넘어 이젠 모바일이다!

위메이드는 PC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를 정식 계승한 공식 후속작 ‘미르4’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르4는 비천왕국과 사북왕국으로 양분되는 광활한 미르 대륙을 배경으로 압도적 스케일의 K-판타지를 구현했다. 정통 MMORPG 기반인 경제, 사회, 정치 시스템은 물론 새로운 전설을 구성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자유도가 특징이다.

위메이드는 이번 미르4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최근 출시한 다른 신작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2003년 출시한 미르의 전설3도 미르의 전설2에 비해 성과가 미흡했기 때문. 그래서 이번 미르4를 미르3가 아닌 최고 히트작인 미르의 전설2를 계승하는 방식으로 출시한다.

일단 위메이드의 전략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출시 전 이용자들의 호응을 알아보기 위한 사전계약이 열흘만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한달이 되지 않은 10월7일엔 15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성인 게임(18세 이상가)의 한계가 있음에도 사전 예약 돌풍을 일으켜 대작임을 입증했다.

사전 예약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르4 브랜드 페이지에서는 새롭게 펼쳐지는 용의 전설 이야기와 전사, 술사, 도사, 무사로 구성된 4개의 캐릭터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미르4의 GI(Game Identity)는 미르의 전설2 영문 표기인 ‘MIR’를 모티브로, 동양의 아름다운 선을 표현하는 서예를 결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이번 신작 미르4 출시를 시작으로 미르의 전설2를 모바일로 구현한 미르M과 MMO 장르인 미르를 전략 장르로 재해석한 미르W 등 미르 시리즈 출시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시간에 쫓기는 론칭보단 장기 흥행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하나씩 공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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