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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장기 투병 끝에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 날인 11일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뇌와 장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 진정 치료를 계속하다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며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심장기능을 포함한 신체기능은 정상을 회복해 입원 6개월 무렵부터 안정적인 상태로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면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최근까지 자가 호흡을 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6년 5개월간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다 금일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42년 대구 출생으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한 뒤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부임했다.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의 2대 회장으로 올랐다.

그룹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993년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삼성가(家) 분할이 완료된 뒤 삼성전자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인이 삼성그룹을 이끈 27년간 주가는 50배 급등하고, 시가총액은 500배 늘었다. 취임하기 전날인 1987년 11월30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4000억원이었으나 이 회장이 쓰러진 날인 2014년 5월10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200조원을 기록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삼성그룹은 이날 장례와 관련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현재 빈소에는 정계와 재계 관계자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국 재계의 상징이신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유족들에게 전했다.

오후 9시46분 빈소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 시대의 별이신데, 명복을 빕니다”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재계에서는 현대가(家)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그리고 이재현 CJ 회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근조화환 행렬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대표 등 정계를 비롯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에서도 조화를 보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입관식은 26일 오전 9시부터 오전 10시 사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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