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생활용품 등 상품 구색 겹쳐

(사진=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배달의민족 ‘B마트’에 이어 요기요까지 ‘요마트’를 선보이자 편의점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상품 구색이 겹치는 만큼 골목상권 침해와 중간 유통망 붕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25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골목 상권 침탈 야욕을 철회하라”며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1월 B마트를 론칭한 이후 서비스 영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요기요도 지난 16일 서울 강남에서 요마트의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업체는 신선식품과 밀키트 등 식재료부터 생활용품, 가정용품 등을 판매한다. 고객이 앱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도심형 물류센터를 통해 최대 30분 내 고객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협의회는 이들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함께 취급하고 있어 골목상권 붕괴가 필연적이라는 입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라는 거대 글로벌 자본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나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대형마트들은 입점에서부터 영업 일수와 영업시간, 판매 품목 등 여러 제한은 물론 상생 협력평가까지 받고 있으나, B마트와 요마트는 아무런 규제가 없어 특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협의회는 요기요가 요마트를 론칭할 때 편의점 배달 대행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GS25, CU, 세븐일레븐은 요기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달서비스를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요기요가 운영하는 서버에 편의점 고객 정보와 배달 상품 종류 등이 축적돼 요마트 론칭 과정에 활용됐다는 것.

편의점 점주 홍모씨(50)는 “편의점 포스기에는 고객 휴대폰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데, ‘요기요 사장님’ 앱에는 주문 상품은 물론 고객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확인되고 있다”며 “편의점 배달이 가장 활발한 지역을 요마트 첫 서비스 지역으로 삼은 것만 봐도 그간 축적된 편의점 정보들을 론칭 과정에서 활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민모 이마트24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주장했으나, 이때껏 진정한 시도는 전혀 볼 수 없었다”며 “요마트 론칭 과정에서도 입점업체와 협의해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점주 및 가맹본부와는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기요 관계자는 요마트가 딜리버리히어로의 글로벌 ‘D마트’ 국내 모델로, 변화하는 산업 흐름에 따른 서비스일 뿐 골목상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실제 D마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 세계 11개국에서 148개가 운영되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와 요마트 법인은 다르기 때문에 요기요 서버에 축적된 데이터를 요마트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현재는 론칭 초기 단계로 추후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소스류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춰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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