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주총에 집속탄 사업 물적분할 안건 상정

한화 사옥.(사진=김동찬 기자)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한화가 신규 법인을 설립해 집속탄(분산탄) 사업 부문을 분리한다. 이를 위해 한화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국화약이라는 과거 사명에서 보듯 한화는 국내 무기 생산을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특히 분단 국가라는 특수성을 지닌 대한민국 한화의 공격 무기들은 글로벌시장에서도 그 성능을 입증 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한화는 집속탄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공시해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한화는 왜 물적분할을 시도하려는 것일까?

이유는 지난 2010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조약에서 찾을 수 있다. UN은 집속탄 개발 및 사용에 대해 비윤리적 무기라는 점을 내세워 집속탄 관련 금지조약을 발표했다. 당시 한화는 분단 국가임을 강조하며 해당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최근 태양광 관련 글로벌 투자에서 제외되는 등 일부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글로벌 NGO 단체들은 집속탄과 같은 비인도적 무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항의 하면서 해당 기업들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한화는 기업 이미지 쇄신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의 방해물을 제거하고자 집속탄 사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독립법인의 명칭은 가칭 ‘주식회사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KDI)로 자산규모 약 600억원이다.

문제는 독립법인이 생긴 후 과연 한화가 집속탄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실제 NGO단체들은 한화의 집속탄 독립법인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 NGO 관계자는 “한화가 신규 법인에 집속탄 생산 및 판매를 넘긴다고 하는데 이 회사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면서 “KDI라는 회사가 화약을 직접 생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한화가 집속탄에 들어갈 부품들을 다 공급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한화 또는 계열사를 통해 부품 공급이 이뤄진다면 비인도적 기업 이미지 쇄신을 내세운 이번 분할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화측은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투자자 유치 등을 위해 ESG를 준수하고자 이번 분할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번 분할을 통해 완전히 한화와는 관련 없는 독립회사로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Covernance)의 약자다.

한편 집속탄이란 공중에서 넓은 범위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살상무기다. 한화는 ‘천무’라는 이름의 집속탄을 개발해 판매했다. 천무는 최대 900개의 작은 포탄을 내장, 단 1개의 폭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민간인 피해 가능성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를 대표적인 비윤리적 무기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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