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이 기프트 카드 구입했다면 '범죄' 가능성 ↑

편의점주협 "점주들 기지로 9월에만 10여건 예방해…"

(사진=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엄마, 편의점 가면 구글 기프트 카드란 게 있어. 그거 80만원 어치 3군데 가서 구입하고 사진 찍어 보내줘. 급하니까 빨리 부탁해.”

자녀를 사칭해 편의점에서 파는 온라인 상품권인 ‘구글 기프트 카드’를 가로채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출된 개인 정보를 이용, 자녀인 것처럼 부모에게 문자를 보내 이를 수십만원 어치 사서 코드 번호만 알려달라고 하는 수법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 상품권 관련 사기가 빈발하고 있으며, 9월에만 10여건의 사기를 예방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구글 기프트 카드는 게임이나 영화, 도서, 유료 애플리케이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뒷면을 동전으로 긁어 일련번호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인터넷 머니로 바꿀 수 있으며 현금화까지 가능해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

범죄는 주로 자녀를 둔 50~6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 자녀를 사칭한 이가 휴대폰이 고장났다며 다른 번호로 문자를 보내고, 급하게 사용할 데가 있으니 기프트 카드를 구입해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수법으로 이뤄진다.

울산에서 CU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 9일 네이버 밴드 ‘함께해CU’에 “고령 손님이 기프트 카드를 여러 장 구매하고 시식대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면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고 사기 예방법을 알렸다.

해당 글이 공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제 한 여성이 사기 문자에 속아 기프트 카드를 구매하려 했고, 이를 눈치챈 점주가 피해를 막은 사례도 있었다.

해당 점주는 밴드에 “중년 여성분이 오셔서 기프트 카드 15만원 짜리 3장을 달라고 했다”며 “사기다 싶어서 ‘문자 받고 사는 거냐’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라. 수법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관련 사기가 빈발하자 CU 본사도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사유’를 확인할 것을 포함한 주의사항을 전체 게시판에 공지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점주들 사이에서도 보이스피싱 사기 예방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프트 카드 범죄가 현재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봄에 해당 범죄가 이슈가 되자 수개월 잠잠하다가 7월부터 다시 범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대부분 중국에서 활동하는 집단이 특정 시기에 몰려 범죄를 진행한다”며 “추석 연휴를 노린 것도 있지만 이슈화가 되면 한번 쉬었다가 다시 활개를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이미 발생한 후에야 점주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며 예방책을 세우게 된다”며 “경찰이나 사이버 수사대와 협조해 범죄가 발생하는 시기를 캐치하면 예방이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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