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분사한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지사업부(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를 안건으로 상정해 승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LG화학 전지 부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고,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의 손자회사가 되는 형태다. 연말쯤 진행하고 2021년 상장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분사를 막아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불만을 터트린 이유는 바로 물적분할 방식 때문이다. 물적분할은 신설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그 어떠한 이득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개인투자자들은 분할을 하더라도 기존 주주에게 일부 배당하는 방식인 인적분할을 원했다. 여기에 신설회사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신주를 대거 발행한다면 현재 LG화학 주식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LG화학 네이버 종목토론실 캡쳐.
그 동안 전기차 수혜주로 LG화학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로선 배터리 사업이 빠져버린다면 그야말로 화학만 남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상황이 된다. 배터리 사업이 뜨기 전까지 LG화학은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 또한 20~30만원대를 오랜 기간 유지한 바 있다.

네이버 게시판에 올라온 한 주주의 글에는 “이제 다시 30만원대로 돌아갈 주식이다. LG화학이 제대로 사기치는 것 아니냐”고 실망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단 이날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주주총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회사 분할의 경우 참석 주주의 3분의 2이상, 총발행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LG화학 최대주주는 LG로 30.06%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소액주주는 총 54.33%다.

한편 LG화학은 지난 7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테슬라, BMW, 벤츠,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이 분사하려는 이유는 배터리 사업 가치만 두고 50조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는 평가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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