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사 도마 위…정부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

업계, 선물 배송 증가에 주5일제 근무·인원 충원으로 대비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운송, 배달 노동자 과로사 대책 촉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매년 명절마다 택배 노동자의 과중된 업무 부담이 논란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올해는 ‘비대면 추석’으로 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올들어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목숨을 잃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도 배송 대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이에 유통업계는 일찍이 물류 폭증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주초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비대면 경제 활동과 추석으로 업무량이 폭증하게 될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와 안전은 우리 모두가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는 올해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사망한 것과 관련이 깊다. 코로나19 여파로 추가 근무는 물론 한 집에 100kg이 넘는 상품을 배송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현장 곳곳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사와의 간담회를 통해 분류 작업에 투입하는 인력을 한시적으로 증원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회사들의 분류작업 인력 추가 투입 즉각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도 매년 물량 폭증으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린 집배 인력을 추가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9월 추석을 앞둔 우편집중국.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의 ‘선물 보내기 운동’ 영향으로 온라인 프로모션이 강화되면서 배송 물량 증가는 예견된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와 택배사들은 한시적 인력 충원과 근로자 직고용, 자동화시스템 등을 통해 택배로 인한 노동 강도를 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쿠팡은 배송기사인 ‘쿠친’을 직접고용형태로 채용해 근로시간과 업무 분담을 확실히 했다. 일반 택배기사들이 주6일 84시간을 근무하는 것과 달리 쿠친은 주5일 50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명절 배송 물량 증가에도 추가 근무 및 업무 과중으로 인한 과로를 피할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분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별도로 있어 쿠친은 분류 업무를 맡지 않는다”며 “전체 물량이 많아진다고 해도 근로자 한 사람에게 가는 물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은 ‘선물하기’ 주문량이 늘어남에 따라 추석 선물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오늘드림’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한다. 오늘드림은 물류센터가 아닌 올리브영 매장을 거점으로 하는 당일 배송 서비스다. 오는 29일 저녁 8시 전 모바일 결제 건에 한해 추석 선물을 당일 전달한다. 단, 배송 지역에 따라 일반 배송으로 변경될 수 있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은 인력 중심이 아닌 자동화 설비 중심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 13만 건으로 배송 물량을 제한해 노동강도를 낮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추석 연휴 증가할 배송 물량에 대비해 상하차 분류 인원을 평소 대비 30%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토부가 권고한 택배 종사자 보호조치안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논의 중에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