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대한항공이 알짜배기 사업인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기내식 사업부)을 매각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 사업부 매각 추진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부 양도와 관련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 서울시와 갈등을 빚으면서 사태 해결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알짜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서울시가 해당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으로 책정해 공고하는 등 공원화 작업에 나섰지만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는 등 사실상 매각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당장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항공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주문을 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긴급 자금을 지원 받았는데, 당시 산업은행은 지원 결정과 함께 2021년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하라는 특별 약정을 명시했다.

실제 자금 수혈 이후 대한항공은 1조15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부족한 9000억원은 송현동 토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는 연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내는 알짜 사업이기 때문에 매각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대한항공 노조에서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반대해온 만큼 노조와의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사회 결정 직후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송현동 부지 및 왕산 마리나 등 부동산 자산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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