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 제품들이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친근한 상호들이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자리에 누울 때까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제품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한국인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 제품군과 그 제조업체의 성장 이면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커피 고유의 특징적인 맛인 쓴맛, 신맛, 떫은맛을 완화하기 위해 넣는 것이 바로 ‘커피크리머’다. 하지만 주요 커피 소비국인 우리나라에서 커피크리머라는 용어는 생소하다. 대신 ‘프림’이나 ‘프리마’라는 브랜드로 불리곤 한다. 특정 상품 브랜드가 제품군을 대표하는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는 것이다.

◆ ‘프리마’의 탄생

프리마는 1974년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수입품에 의존하던 커피크리머를 동서식품이 독자 개발해 국내에 선보인 것이 프리마다.

당시 커피크리머 시장은 액상 타입의 크림이었다. 액상 타입이다 보니 보관과 휴대가 힘들고, 수입산이라 가격 또한 비쌌다. 동서식품은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고자 파우더 타입의 프리마를 개발했다. 기존 동물성 크림을 식물성으로 바꾼 점도 특징이다.

프리마는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기호에 잘 맞아떨어지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소비자들은 커피를 탈 때 넣는 크리머를 동서식품 제품명인 '프리마'라고 불렀고 일부는 이를 줄여 '프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프리마의 성공을 기반으로 1976년 커피와 설탕, 프리마를 혼합한 커피믹스를 개발해 시판했다. 현재 세계인이 즐기는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제품은 프리마가 없었다면 탄생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 '프리마'의 진실

프리마는 1회 용량(2스푼) 기준 4.7g에 열량은 25Kcal다. 하루 3잔의 믹스커피를 마시면 75Kcal 열량을 섭취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피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프리마의 주 원료가 100% 식물성 야자유이기 때문이다. 식물성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산을 함유하지 않았고, 단순 지방 1.6g 섭취 기준은 일일 권장량의 3.2% 정도로 체내 대사를 통해 모두 사라진다.

즉 순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저칼로리에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없는 제품이란 의미다. 프리마에 포함된 카제인나트륨 역시 천연 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분으로 유럽 등 선진국에서 천연 우유 제품으로 분류되는 등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 '프리마'의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커피크리머인 프리마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프리마는 동남아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20여개국에 진출하며 ‘프리마로드’를 개척하고 있다.

프리마가 해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지 문화와 식생활에 초점을 맞춘 현지화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프리마를 커피에 타먹는 용도로만 사용했다면 대만에서는 버블티용 프리마를 출시한다거나, 동남아시아에선 코코넛 오일을 가미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프리마는 러시아에선 코코아에 넣거나 빵을 구울 때 우유의 감칠맛을 내는 재료로 사용한다. 카자흐스탄 같은 중앙아시아에선 홍차에 넣어 마시거나 전통 빵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밀크티뿐 아니라 아침 식사 대용의 시리얼에도 들어간다.

프리마의 '할랄 인증' 사례는 현지화 전략 중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하는데, 인증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즉 할랄 인증을 받았다는 것 자체로 제조 공정과 품질 전반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받은 셈이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으로 프리마는 1993년 수출 첫 해 11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012년에 5500만 달러로 19년 만에 수출실적이 50배로 성장했고, 그 해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허강 동서식품 수출팀장은 “프리마가 세계시장에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에 맞춘 제품연구와 개발도 있지만 국내에서 50여년 동안 쌓아온 한국식 유통문화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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