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이태원 클럽을 거점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금융연수원 집합평가를 앞둔 은행원들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집합평가란 금융회사들이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진행하는 통신교육 과정 중 최종 오프라인 시험이다. 본인이 신청한 과정을 이수하려면 집합평가는 필수다.

하지만 최근 집합평가를 앞둔 은행원들은 시험 연기나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집합평가를 치르는 밀폐된 교실에서 서로 오랜 시간을 공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집합평가 중 일부 과목은 국가공인 시험이 아닌 일반 교육 시험도 있어 시험 중요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에 다니는 A씨는 “코로나19 2차 감염 웨이브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시험장으로 가는 심정은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라며 “진급이나 인사고과 등이 걸려 있어 증상이 있어도 해열제를 먹고 시험을 치르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한국금융연수원이 실시하는 교육을 본인이 신청 후 이수하지 못할 경우 교육비 반납과 진급누락, 인사고과 반영 등 직간접적 불이익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연수원 교육은 본인들이 진급 등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해당 시험들이 공무원 시험 같은 국가적 중요 시험이 아니라서 일정 연기 등을 고려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시험장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점이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가운데 외부인을 통제해야 하는 고등학교에서 매주 일요일 시험을 치르는 점도 논란거리다.

수험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B씨는 “이제서야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주말에 외부인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은행 관련 시험을 치르고 방역을 제대로 할지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금융연수원은 일단 예정대로 집합평가를 치를 예정이다. 고사장 입실 시 철저한 발열체크와 1~2m 거리 유지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시험을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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