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늘어난 수치다. 전기 대비 매출은 8.15%, 영업이익은 10.61% 감소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여파를 이유로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낮췄던 사실에 비추어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으로 분석된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실적을 떠받쳤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3조 7000억원 정도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영상회의 등이 늘면서 기업과 교육업체 등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버용 D램 가격(32GB 모듈 기준)은 지난달 약 14만8700원(121달러)으로 전월보다 4.3% 올랐다. 1월과 비교하면 13%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1분기말 이후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영향은 2분기에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에 힘입어 1분기는 선방했지만 2분기에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의 글로벌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효자로 불리는 스마트폰 등 IM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TV 등 대형 가전 수요가 줄어든 점도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림픽이 연기된 것도 디스플레이 패널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