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앞 밸런타인데이 기획 상품을 판매하는 매대에 초콜릿이 팔리지 않고 거의 남아있다.
[스포츠한국 이슬 기자] 시민의식이 달라졌다.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사라지고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을 기리자는 목소리가 더 크다.

2월 14일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친구 사이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기도 하다.

매년 밸런타인데이 시즌에는 외식·공연·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기획상품 등을 내놓으며 특수를 누린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여파에 외식과 쇼핑이 줄었다. 이와 함께 집 안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소비를 해결하는 '언택트 소비'가 늘었다.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거나, 온라인으로 선물을 구매하는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매년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기획 코너를 마련해 초콜릿 등의 선물을 판매한다.

14일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서는 밸런타인데이 기획 코너의 초콜릿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 코너 앞도 한가한 모습이었다.

편의점 근무자는 "오늘 초콜릿을 사가는 손님이 있긴 했지만, 특별하게 많이 나가진 않았다"며 "파트타임 근무라 정확한 매출을 알 수는 없지만, 밸런타인데이라고 해서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는 따로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밸런타인데이보다는 안중근 사형선고일을 잊지 말자는 분위기다.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는 오전 내내 안중근 사형선고일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한국사 지식 캠페인'을 펼쳤다.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과 함꼐 하얼빈 의거일(10월 26일)과 서거일(3월 26일)도 함께 기억하자는 내용이다. 서 교수는 캠페인과 함께 직접 제작한 카드뉴스도 배포했다.

서 교수는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이 연인들의 대표적인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날이라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이 사실"이라며 "사형선고일을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생각 외로 안중근 의사의 의거일, 서거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고 받는 것은 제과회사의 상술같다"며 "초콜릿을 사면 제과 회사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 그보다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을 기억하는게 더 의미있는 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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