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스포츠한국 이슬 기자] HDC그룹의 아시아나 인수를 계기로 재계의 고려대 경영학과 인맥이 관심을 받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끈끈한 관계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무리하면 HDC그룹 혼자서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겠지만 여러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현주 회장의 안목이나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 함께 하게 됐다"며 박 회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인수 과정에서도 박 회장의 조언에 의지를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과감한 베팅도 박 회장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로, 오래 전부터 친분을 이어왔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부동산114를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78학번, 정 회장은 80학번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은 주요 그룹 오너에 가장 많이 포진해있다. 30대그룹 회장 중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67학번)이 맏형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72학번), 정몽진 KCC그룹 회장(79학번),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81학번)도 경영학과 인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재 자산 순위는 30위권 밖이지만, 아시아나 항공을 최종 인수하면 LS그룹과 비슷한 17~18위권으로 뛰어오른다. 미래에셋그룹 순위 19~20위권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실상 총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경영학과 89학번으로 막내격이다.

30대 그룹 중 7개 그룹 오너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셈이다. 단일대학 단일학과 출신으로는 가장 많다.

30대 그룹은 아니지만, 재계의 주요 CEO 중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큰 아들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70학번),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72학번),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77학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82학번),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88학번),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등이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00대 기업 CEO 중 최대 학맥은 고려대 경영학과로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은 아니지만, 30대 그룹 오너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고려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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