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지난해 2조933억원 알뜰 가격 인하 효과”
석유공사 “직간접 소비자 편익 효과 1조400억원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알뜰주유소가 석유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으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포츠한국 이주영 기자] 유류세 인하 종료와 사우디 드론 테러로 국내외 유가가 불안한 가운데, 알뜰주유소가 실제로 석유제품 가격 인하를 이끌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알뜰주유소의 관리주체인 한국석유공사가 본격적인 유통사업자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석유공사뿐만 아니라 에경연과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등 석유시장 연구단체들이 일제히 알뜰주유소의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하고 있어, 석유업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유사를 비롯한 석유유통업계는 태생부터 눈엣가시였던 알뜰주유소가 불안한 유가 분위기를 틈타, 시장 주도권을 잡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준환 석유정책 연구위원은 최근 ‘알뜰주유소 정책의 성과와 발전방향’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알뜰주유소 정책은 석유제품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해 정유사와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낮췄다”며 “알뜰의 가격인하 효과는 2013년 1조8187억원에서 지난해 2조933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영알뜰주유소의 물량 결집에 따른 공동구매 가격 하락에 이어, 도로공사 알뜰주유소의 물량 증가로 공동구매 구입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안정적인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센티브 제공 △셀프주유기 설치 지원 등 당근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유류세 인하정책을 종료하자,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들에 '가격을 천천히 올리면 보상을 주겠다'고 권유한 후 다른 석유 업체들이 시장 개입이라고 반발한 사건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정 위원은 알뜰주유소 정책의 안정을 위해 “석유공사가 석유제품 구매를 대행하는 역할에서 적정한 수준의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유통사업자로 전환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자원개발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석유공사가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석유 유통업에 진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이같은 행태는 석유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반 시장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석유공사가 분석한 올해 상반기 알뜰주유소 사업 추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정유사 간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동했고, 약 1조400억원의 직간접 소비자 편익효과를 창출했다.

주유소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에너지의 시장점유율은 알뜰 사업 전과 후 36.1%에서 31.6%로 4.5% 줄었다. 2위를 차지하는 GS칼텍스의 시장점유율도 28.9%에서 24.2%로 4.7% 감소했다.

반면 4대 정유사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았던 에쓰오일은 14.4%에서 20.5%로 6.1% 점유율이 증가했다. 국내 석유제품 유통시장의 경쟁여건을 조성, 가격이 저렴한 현물시장의 경쟁까지 활성화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에경연과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역시 알뜰주유소가 최근 3년간 연평균 2조8000억원의 가격인하 효과를 발생시켜 8조4687억원의 소비자 편익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또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발표한 지난 추석연휴 기간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중 저렴한 곳은 대부분 알뜰주유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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