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원주 구간 유일한 수소충전소, 잦은 고장에 이용자 민원 ‘빗발’

강릉방향 여주 휴게소 내 있는 수소충전소(사진=국토교통부).
[스포츠한국 이주영 기자] 여주 휴게소의 수소 충전소가 한 달 가량 충전이 안 된다는 소식에 이용자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달 이상 차를 몰 수 없어 사실상 발이 묶였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만 먼저 내세운 정부의 탁상행정 아니냐"며 비난하고 있다.

21일 한 수소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여주 휴게소에 있는 수소충전소가 노즐 파손으로 한 달 가량 충전이 안 된다”며 “이럴 거면 왜 수소차를 보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수소차 이용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수소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소차를 먼저 보급하다보니, 충전소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고스란히 이용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해당 글에 언급된 여주 수소충전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 수소 충전소로, 강릉방향 여주 휴게소에 위치해 있다. 서울과 원주를 지나는 구간에 있는 유일한 충전소이면서 충전기도 1대만 구비돼 있어, 원주시민과 강원도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전을 해결하는 곳이다.

그러나 지난 4월 구축 완료 후 정식 개장한지 4개월 만에 충전이 중단된 상황. 이전에도 잦은 고장으로 개장 3달 만에 충전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여주 충전소를 “있으나 마나한 충전소”라고 부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여주충전소 개장 당시 “국민들이 수소충전소가 없어 수소차 이용율이 저조한 점을 고려해 실현한 정책”이라고 개장 소식을 홍보했다. 수소차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이동 편의를 보장하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충전시설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구축이 더 필요한 충전 인프라와 충전부품의 수입 문제 때문에 잦은 고장으로 인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주 충전소 관계자는 “부품을 비롯한 충전기가 독일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수리나 제품 교체 등 수리기간이 길다”며 “국내 기술로는 충전기 생산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소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여주에 갔다가 충전소가 고장이라 안성까지 견인했다”, “운행일보다 고장 나는 경우가 더 많은 있으나 마나한 충전소”, “충전소를 먼저 안정화시키고 수소차를 보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용자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주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아직 수소충전소가 없는 원주시는 인프라 부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수소자동차 보급정책을 어떻게 시행해야 좋을지 난감해하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말까지 춘천과 원주 등 도내 5곳에 수소차 충전소를 짓기로 했으나,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상반기에 원주에서 수소차 구매자에게 지급된 보조금은 도비 1000만원, 시비 1000만원의 예산을 더한 총 4250만원이다. 현대자동차 넥쏘의 가격은 7250만원이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이렇게 상반기에 넥쏘를 구입한 사람은 원주에만 18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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