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기자]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며 재계 순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추진되면서 중견기업으로 내려앉게 될 전망이다.

과거 재계 7위 시절 그룹 자산 규모는 26조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합병(M&A)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재무구조 악화로 2009년 말 그룹 경영권을 산업은행에 내주면서 그룹 쇠퇴가 시작됐다. 2018년엔 재계 25위권을 유지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데,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지면 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게 된다.

자산 규모만 보아도 현재 그룹 총자산은 2018년 말 별도기준 11조4894억 원 중 아시아나항공이 6조9250억 원으로 그룹 총자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별도기준 매출액도 그룹 총 매출액이 9조7329억 원인데 아시아나항공이 6조2012억 원으로 63.7%를 차지하고 있다.

그룹 자산 및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아 재계 60위권 밑으로 밀려나면서 중견그룹으로 위상이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이러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반대한 이유 중 하나가 그룹의 앞날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이다. 그래서 그룹은 앞서 지난 9일 박삼구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140억 원가량을 추가 담보로 내놓는 대신, 5000억 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회사 자구 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자구안 계획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새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주말에 이어진 협상에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새 카드를 내놓지 못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될 경우 그 방식은 구주매각이 될 확률이 높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합병(M&A)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적항공사로 대기업들이 탐내는 매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매각 절차는 큰 문제없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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