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강병원 기자] 삼국시대에서 가장 먼저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우고도 패망의 설움 속에 빛이 가려졌던 백제.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 학예연구사로 고려대에 출강하고 있는 이장웅 박사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백제를 소개하는 역사서 '신화에 깃든 백제의 역사'(학연문화사)를 펴냈다.

백제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더 멀리 떨어진 여러 고대 국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한 덕분에 신라나 고구려에 비해 문화의 스펙트럼이 넓었다. 게다가 수준 높은 백제 문화는 일본 등 다른 나라에 전파돼 큰 영향을 미쳤다.

역사는 오늘의 거울이다. 백제의 다양한 외교력은 리더십 부재 속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열강에 둘러싸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장웅 박사는 '신화에 깃든 백제의 역사'를 통해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학술지에 발표한 백제의 신화와 관련된 논문 5편을 수정 보완했다. 박사 논문에도 수록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제1장 ‘한민족의 기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는 백제의 정체성이 한민족의 정체성과 연관될 뿐 아니라, 부여 고구려 계통의 동명신화와 함께 고조선 계통의 곰 신화도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제2장에서는 백제 건국신화의 주류인 동명-온조 신화와 북부여, 졸본부여의 관계를 통해 백제 동명의 실체를 밝힌다.

제3장은 백제 시조 구태, 비류 전승의 성립과 동부여, 고구려, 공손씨 정권을 다뤘고, 제4장에서는 백제 웅진기의 곰 신화와 공주 혈사정을 소개하고 있다.

백제 사비기 마한 서동(무강왕) 신화 수용과 익산 미륵사 내용을 서술한 5장에서는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와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안기의 기록에 나오는 무왕의 부인이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역사적 현실의 괴리를 짚어내고 있다.

이장웅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형성되던 시기였던, 백제의 역사를 알리면서 예술적 감각이 가장 뛰어난 나라가 백제였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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