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별세, 두 달전 미국 뉴욕서 향년 91세...위작논란 '미인도' 사라져
천경자 화백 별세, 두 달전 미국 뉴욕서 향년 91세...위작논란 '미인도' 사라져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천경자(91)화백이 두 달전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 매체는 22일 천경자 화백의 맏딸 이혜선(70)씨의 말을 인용해 천 화백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이혜선씨는 "지난 8월 6일 새벽 5시쯤 현저히 맥박이 떨어지더니 의사가 보는 가운데 잠자는 것처럼 평안하게 돌아가셨다"면서"어머니 시신은 화장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극비리에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고 한국과 미국 양쪽에 사망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의대에 가라는 부친의 권고를 뿌리치고 1941년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로 유학 간다.

1942년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祖父)'가 입선하고 1943년 제23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외할머니를 그린 졸업 작품 '노부(老婦)'가 입선하면서 화단에 들어섰다.

1952년 피란지인 부산에서 연 개인전에 나온 우글우글한 뱀 그림 '생태(生態)'로 일약 화단의 스타작가로 뛰어올랐다. 이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됐다.

국내 대표 여성작가로 승승장구하다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절필선언에 이르렀다. "내가 낳은 자식을 내가 몰라보는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이런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중이었던 천 화백의 '미인도'를 가족 측의 요구로 소장목록에서 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일정 예산을 들여 구입한 소장품 7504건(2015년 10월 16일 현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품 이미지를 공개한다. 하지만 2014년 4월 이후부터 미술관 홈페이지 소장품 목록에 등재됐던 '미인도'가 사라졌다. 현재까지 목록 삭제에 대한 설명 없이 운영되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소장품 목록. 위작 논란을 빚은 천경자의 '미인도'가 아무런 설명없이 누락돼 있다.

장엽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2실장은 "‘미인도’ 진위 여부와는 무관하다. 가족 측이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 가족들은 미술관의 목록 게재 자체가 '미인도'를 진품으로 주장하는 행위라며 '소장품 목록 공개 자체가 공격적인 느낌이 든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